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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윤23
보이는 유물로 밝혀지지 않은 역사의 조각을 맞추고 있습니다.유라시아선사고고학전공. 러시아과학아카데미 역사학박사. 영남대학교 문화인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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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7. 27. 19:26 환동해문화권의 암각화

환동해문화권에 속하는 두만강 하류에 위치한 서포항 유적에서 비상하게 생긴 토우가 출토되었다. 이 토우는 입상이며, 머리와 몸통이 따로 제작되어서 사람으로 생각되었지만, 성별을 알 수 없고, 머리 정수리가 뾰족하고, 머리와 몸통이 각을 이루고 있다(그림 1-6~9). 도대체 이 토우는 왜 이런 모습을 하고 있으며,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선사시대 다른 동북아시아의 토우는 적어도 여성, 남성을 구분할 수 있는 것이 대부분이고, 머리도 둥글게 표현되며 머리와 몸통도 일자로 부착된 것이 많기 때문이다. 

[각주:1]


   극동전신상토우는 아무르강 하류의 7000년 전 신석기문화인 말리쉐보문화에서 최초로 등장한다(사진1-4: 그림1-4; 그림1-3). 이 토우는 동북아시아 신석기시대 最古의 인물상토우이다. 그 이후에 6000년 전부터 시작되는 콘돈문화에서 눈썹과 코가 더욱 뚜렷해진다(사진1-1·2; 그림1-4). 몸체를 수직으로 관통하는 구멍이 하단에서부터 있는데, 나무를 끼워서 토우를 세우기 위한 기능과 관련된 것으로 생각된다. 아무르강 하류의 신석기후기 문화인 보즈네세노프카 문화에서도 극동전신상토우가 확인된다. 가늘게 표현된 눈, 눈썹과 코가 연결되어 표현된 점 등은 콘돈문화의 것과 유사하다. 현재의 자료로는 아무르강 하류에서는 신석기시대 이후에는 극동전신상토우가 확인되지 않는다.
 

연해주와 북한의 두만강 유역에서도 극동전신상토우가 확인되는데, 신석기시대에서는 확인되지 않으며 청동기시대인 리도프카 문화(그림 1-5)와 서포항 아래층(그림 1-7·8)과 위층(그림 1-6·9)그림에서 확인된다. 연해주 리도프카 문화의 토우는 얼굴과 몸통의 형태는 보즈네세노프카 문화의 것에서 발전된 양상을 보인다. 머리 정수리가 뾰족하게 표현되어 전체적으로 타원형이고, 눈, 코, 입 등이 상략되었으며, 몸통을 관통하는 구멍 대신 하반신이 편평하게 제작되어 단독으로 세울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양손을 양쪽으로 뻗고 있는 점도 이전 시대와 차이점이다. 이 토우를 전신상이라고 판단하게 된 근거도 청동기시대의 것이 단독으로 세울 수 있도록 하반신을 마감했기 때문이다. 서포항 출토의 것은 극동전신상 토우의 전형이 되는 것이다. 얼굴 형태가 더욱 간략하게 표현 되었는데 얼굴모양이 사다리꼴 모양 혹은 삼각형을 띠고 있으며 몸통이 안정감 있게 표현되었다.


 아무르 강 하류는 토우가 출토되는 곳 중에서 동북아시아 대륙에서 제일 위도가 높다. 현재의 기후로는 겨울에는 아주 혹독한 자연환경이지만 사계가 뚜렷하고, 겨울을 제외한 다른 계절에는 식량획득이 용이한 곳이다. 세석인과 함께 동아시아에서 가장 연대가 가장 올라가는 고토기가 출토된다. 아무르강 하류의 오시포프카 문화는 토기의 등장으로 보아서 정착적인 생활을 할 수 있게 되었다고 볼 수 있다. 토우도 정착생활을 하게 됨으로 주거공간과 가족에 대한 보호의식이 생기게 되면서 토기와 마찬가지로 등장하게 되었다. 정착생활이 동북아시아에서 가장 이른 시점에 일어난 곳에서 토우도 확인 되었을 것이다.

   극동전신상토우 이외에도 동물형 토우 중 물개형 토우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아무르 강 하류의 수추섬, 연해주의 에피스타피 4, 세죽리 등(그림 2)에서 확인되었다. 물개는 북태평양 연안에서만 서식하는데, 아시아에서는 시베리아 연안으로부터 캄차카반도·베링해(海)·사할린섬·쿠릴열도 등에서만 겨울에는 홋카이도 및 한국 동해안에도 나타난다. 이 물개를 모티브로 한 토우는 요서·요동·길림 지방 등 태평양과 접하지 않은 지역에서는 확인되지 않고, 아무르, 연해주 등 태평양 연안의 지역에서는 확인된다. 물개는 500kg이 넘는 대형 해양동물로, 19세기 말까지 극동의 나나이족, 울치 족 등에게 중요한 식량한 자원이 되었다. 또한 오산리 C지구(그림 2-4·5)와 수추섬의 주거지에서도 유사한 형태의 토우(그림 2-1;사진2-1)가 출토되었다. 각각 곰모양토우와 사슴모양토우로 다르게 보고되었지만, 동물의 모습이 거의 비슷해서 같은 종류로 생각된다. 물개와 마찬가지로 이 지역이 같은 서식환경임을 나타낸다. 한반도 동해안에서 극동인물상토우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최근 동해안의 자료로 아무르 강 하류와 연해주의 관련성이 제기되고 있다.


[각주:2]



 
참고문헌

 

김재윤 2008, 선사시대의 極東 全身像 土偶와 환동해문화권,한국상고사학보,60

김재윤 2015, 평저토기문화권 동부지역의 6500~6000년 전 신석기문화 비교고찰, 韓國考古學報96

김재윤 2017, 『접경의 아이덴티티: 동해와 신석기문화

Окладников А.П. Фолов Б.А., 1980, Древнейшее исскуство Скверной Азии ; петрографы, орнаменты,мифы:Наука стран социализма; Семидесятые годы-(오클라드니코프 외 1980, 북아시아의 고대 예술세계,사회주의 국가와 과학세계)

Тураев В.А. 2003, Хозяйственно-культурная дифференция коренных народов дальнеого востока в исторической ретроспективе :Типология культуры коренных народов дальнего востока россии-владивосток Дальнука (투라예프 2003, 극동 원주민들의 생계경제 차이점, 러시아 극동 원주민의 문화유형)

  1. [/footnote]


    서포항 토우와 유사한 것이 아무르강 하류, 연해주, 두만강에서 신석기시대부터 청동기시대까지 출토된다. 인접한 중국동북지방에서는 특히 남성상의 토우가 존재하지 않고 여성상이 주류를 이룬다. 동북아시아 사람모양의 토우가 머리와 몸통을 보통 인간과 마찬가지로 일직선으로  부착하는데, 반면에 앞서 설명한 토우는 무성인 사람모양으로 머리와 몸통에 부착되는 방법 등이 차이가 있어서 다른 현상이다. 따라서 이러한 토우를 『극동전신상 토우』라고 명명하였고, 성을 표현하지 않는 특징을 포함한다. 상기한 지역에서만 출토되기 때문에 환동해문화권의 신석기시대~청동기시대의 아이덴티티를 표현한다.


    [footnote] [본문으로]

  2. [/footnote][footnote] [본문으로]
posted by 김재윤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