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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윤23
보이는 유물로 밝혀지지 않은 역사의 조각을 맞추고 있습니다.유라시아선사고고학전공. 러시아과학아카데미 역사학박사. 영남대학교 문화인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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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해지역의 스키타이 문화의 황금유물 가운데는 금의 중량을 작게 사용한 유물들이 있는데, 문양이 남아 있다. 이는 얇은 금박지를 유기질제로 만들어진 원래 유물의 문양이 눌러지면서 만들어진 것이다. 이 방법은 흑해지역에서는 드물지만 알타이의 스키타이 문화인 파지리크 문화에서는 많이 발견된다. 목제굴레장식에 조각된 문양이 금박에 그대로 찍혀져서 문양이 생기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기법으로 제작된 유물은 알타이, 흑해지역 뿐만 아니라 표트르 1세의 유물에서도 확인된다(그림 1). 일부 동물투쟁문양에서 발견된다. 이 유물의 뒷면은 기본틀을 만들고 그 위를 눌러서 만들서 생겼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림 1. 표트르 1세 황금유물컬렉션 동물투쟁문양

 

같은 동물투쟁문양 중에서는 뒷면을 무딘 송곳과 같은 도구(체이싱 기법)로 눌러서 앞면을 양각한 유물도 있다(그림2). 이러한 기법은 아무다리야 퇴장유물에서도 확인되는 방법이다.

 

 

그림 2 표트르 1세 황금유물컬렉션 가운데 동물투쟁문양

 

표트르 1세의 황금유물은 루덴코가 분석할 당시(1962)에 거푸집에서 주조한 것으로 분석되었다. 왜냐하면 유물 뒷면에 헝겊의 흔적이 남아 있는 것들은 주물틀에서 쉽게 꺼내기 위한 것이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조방법 뿐만 아니라 바스마 기법(러시아말 그대로...바뀔 수 있음(그림 1)과 체이싱 기법(그림 2)이 있다는 사실은 뒤에 밝혀진 것이다.

 

점토로 만든 거푸집에 직물을 깐 흔적이 유물에 남아 있는데, 2 가지 종류였던 것으로 보인다(그림 3, 4). 밀랍으로 물건의 모형을 만들어서 점토거푸집을 만든 후 그 곳에 금속액체를 부어서 주조한 것(그림 4)와 두 방향에서 점토거푸집으로 눌러서 제작한 것이다(그림 3).

점토로 된 거푸집은 남아 있지 않은데, 유물을 만든 후 거푸집을 깨고 유물을 꺼내기 때문이고, 돌로 된 거푸집은 계속 사용하기 때문에 종종발견된다. 더 세밀한 표현은 점토 거푸집이 더 유리하다.

 

그림 3. 표트르 1세의 황금 유물 컬렉션, 양면 점토 거푸집에서 제작된 유물

 

그림 4. 표트르 1세의 황금 유물 컬렉션, 밀랍 모형으로 만든 점토 거푸집에서 제작된 유물

 

그림 5 거푸집을 만들기 위해서 만든 밀랍 모형, 1-첫 번째 밀랍모형, 2- 두 번째 몸을 둥글게 말았음. 3-둥글게 감은 밀랍 모형의 뒷면을 파냄

 

그러나 거푸집을 이용해서 만든 유물이라고 해도 그림 3,4와 같이 모든 유물에 헝겊흔적이 남아 있지는 않다.

 

 

참고문헌

 

Р.С. Минасян. Металлообработка в древности и Средневековье. СПб: Изд-во Гос. Эрмитажа. 2014.// СПб: Изд-во Гос. Эрмитажа. 2014. (미냐샨. 고대부터 중세까지 금속제작방법)

Руденко С.И. 19621 : Сибирская коллекция Петра I. / САИ Д3-9. М.-Л.: 1962.(루덴코 1962, 표트르 1세 시베리아 콜렉션)

 

 

김재윤의 고고학강좌

posted by 김재윤23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그 시 에르미타주 박물관에 소장된 표트르 1세의 시베리아 황금유물 컬렉션 가운데서 가장 빈번하게 애용된 동물장식은 호랑이다. 주로 허리띠 버클 장식, 목걸이 장식, 단추장식, 그릇의 손잡이 등 곳곳에서 발견된다.

 

그 중에서 호랑이의 꼬리 끝에 그리핀 머리가 달린 형태의 유물은 토크라고 불리는 목걸이 장식과 허리띠 버클 장식(그림 1, 그림 )으로 이용되었다. 두 호랑이는 늑골이 드러나도록 표현되었고, 꼬리를 아래로 내리고 있으며 말린 꼬리 끝에 그리핀 머리를 표현했다.

허리띠의 버클 장식은 흔히들 말하는 ‘동물투쟁문양’인데, 호랑이와 그의 사냥대상이 1:1의 구도가 아니다. 호랑이는 굽동물의 목을 물고 있고, 반대편의 새끼호랑이는 굽동물의 등과 꼬리를 가격하고 있다. 호랑이의 머리를 독수리가 가격하고 있다. 호랑이 두 마리가 물어 뜯는 굽동물도 하이브리드 동물이다. 선명한 굽과 긴 꼬리로 말로 보이지만, 부리가 달려 있고, 꼬리 끝에 역시 그리핀이 달려 있다. 동물투쟁문양이라고 불리는 동물이 주로 2 마리가 대립구도라면 이는 그의 변형으로 볼 수 있다.

 

그림 1. 표트르 1세의 시베리아 황금 유물 중에서

 

그림 2. 표트르 1세의 시베리아 황금 유물 중에서 토르크

 

 

그림 3. 알타이 바샤다르 유적의 통나무관

 

이 버클 장식의 호랑이는 몸을 세로 방향 곡선으로 채우고 있는 점은 목걸이의 호랑이와는 다른 점이다. 사실 몸에 털이 표현되며 날씬한 호랑이는 알타이 바샤다르 유적의 통나무관에서 표현되었다. 통나무관의 외곽과 덮개에 음각되어 있다. 역시 동물투쟁문양인데, 단지 서로 짝이 되는 동물이 일렬로 나란하게 표현되었을 뿐이다. 이는 용도가 크기가 큰 통나무관에 표현되었기 때문이다.

 

예전에도 언급한 바와 같이 동물투쟁문양이라고 불리는 구도의 동물장식은 2가지가 있는데, 일방적으로 맹수가 굽 동물을 일방적으로 물어 뜯는 장면과 굽동물로 보이는 동물이 반항하는 장면이 있다. 후자에서 굽동물은 실제 동물이 아닌 변형된 동물이다.

 

그림 1의 동물장식은 맹수가 일방적으로 물어 뜯는 장면도 아니고, 굽 동물이 반항하지도 않는다. 굽 동물 대신해서 독수리가 호랑이를 공격한다. 많지는 않지만 필자가 관찰한 2가지 형태의 동물투쟁문양 말고도 존재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이 유물은 바샤다르 통나무관의 호랑이와 표현방법(몸통의 털, 귀, 발톱, 늘어뜨린 꼬리)이 가장 흡사하며, 여기에서 변형되어 꼬리 끝에 그리핀 머리가 달렸다고 볼 수 있다.

스키타이 동물장식을 연구한 페레보드치코바는 바사댜르 통나무관이 동물투쟁문양의 시작점이 되는 것으로 보았다.

 

그림 4. 그림 1과 동일 유물, 실제 색감과 다름.. 좀 더 노란색

 

 

 

참고문헌

Руденко С.И. 1962 : Сибирская коллекция Петра I. / САИ Д3-9. М.-Л.: 1962.(루덴코 1962, 표트르 1세 시베리아 콜렉션)

Е.В. Переводчикова 1994, Язык звериных образов. Очерки искусства евразийских степей скифской эпохи(페레보드치코바 1994, 언어로서의 동물문양장식)

 

김재윤의 고고학강좌

posted by 김재윤23


(gold)...번쩍거리는 것.

필자는 반짝이는 것을 무척 좋아한다.

필자가 첫 논문을 쓴지 14~16여년 고고학을 연구하고 있지만 황금과는 전혀 관련 없는 시대를 쓸고 닦아써 지금까지도 쓰고 있다. 그리고 계속 쓸 것이다.

 

그런데 머릿속에 맴돌던 주제가 있었는데 그것은 에르미타쥬 박물관과 시베리아 연구소에서 본 황금유물이다.

 (한국에서 황금이 출토되기 시작한 것은 삼국시대 이후의 일이다.이에 대해서는 동아시아는 옥을 귀하게 여겼다고 하는 일각의 의견과 동이위지전의 기록이 있기는 하지만.....명분없는 이야기는 있을 수 없다))

 

 시베리아에서는 이미 기원전 9세기부터 철기시대 였으며, 기원전 5세기가 되면 황금유물이 출토되기 시작한다. 이름 하여 스키타이문화 혹은 스키타이 세계라고도 한다.

이 문화를 상징하는 세 가지 아이덴티티가 확인 되는 유물이 유라시아 각 지역에서 확인된다. 이를 엮어서 스키타이 세계라고 한다. 그 범위는 어마어마하게 넓은데 흑해부터, 중국 요서지역까지 포함됨다.


박물관의 건물칭찬만 하다보니 그리고 블로그가 너무 재미없는 것도 같아서

새로운 주제를 좋아하는 필자는 황금유물을 하나씩 소개해 보고자 한다.(아마도 어느날 이걸로 논문을 쓰게될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아련히..)

 

사진의 그림은 흑해북연안의 쿨오바Куль-Оба, Kul'-Oba라고 하는 무덤에서 출토된 동물장식이다.



보시면 알겠지만 사슴이다.

사슴의 뿔이 멋있는 걸로 보아서 숫사슴이다.

그런데 더 자세하게 보면 눈에는 칼을 그렸고, 몸통에도 여러 동물을 표현했다.


왼쪽부터 살펴보면


가장 왼쪽은 상상의 동물 그리핀 이고, 중간에 놀란 표정의 동물, 그 옆에는 사자가 있다.


사자는 시베리아에 서식하는 동물이 아니다. 즉 시베리아에서는 좀처럼 찾아볼 수 없는 동물장식인데, 그런데 스키타이 문화에 간혹 있기도 하다. 흑해연안에. 그리스와 페르시아와 가까운 곳에.

 즉 사자는 흑해 혹은 코카서스 산맥의 남쪽 지역과 관련성이 있었을 것이다.


그리핀은 스키타이 문화의 대표적인 동물문양이지만, 이 그리핀은 페르시아의 것과 가깝다. 시베리아에서 나오는 그리핀과는 전혀 다른 스타일로 표현되었기 때문이다. 이는 나중에 유물로 설명하겠다.


사자와 그리핀 사이 중앙에 있는 동물은 확실하진 않지만 유제류인건 확실하다. 굽이 있다.


그리고 숫사슴의 목 아래에는 표범이 표현되어 있다. 스키타이 문화에서 표범문양은 주요장식중에 하나이다.

뿐만 아니라 숫사슴이 다리를 웅크리고 있는 것도 특징중에 하나이다.

 

이 유물은 31cm가량 크기이다. 화살통 장식판이다. 아마 뒤를 돌려보면 매달 수 있는 꼭지가 있을 것이다.

출토된 무덤은 기원전 5~4세기로 파악되고 있다.

 

황금사슴장식은 스키타이 문화의 세가지 아이덴티티 가운데 하나인 동물문양장식이다. 동물문양장식은 크게 세 가지로 구분되는데, 그 중에 하나가 사슴문양이다. 동물문양장식은 단독유물이라기 보다는 말 그대로 어딘가를 장식해서 아주 다양하게 확인할 수 있다.

 

물론 이 유물은 흑해연안에 위치한 무덤출토품이다. 그러나 이 유물이 출토되는 스키타이 문화의 시작점은 시베리아 정중앙에 위치한 곳이다. 기원전9세기!!!!



  이곳에서 쿨오바 유적을 찾아보기 바란다...표시하기 보단 찾아보는 재미를 위해서.



김재윤의 고고학 강좌




posted by 김재윤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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