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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윤23
보이는 유물로 밝혀지지 않은 역사의 조각을 맞추고 있습니다.유라시아선사고고학전공. 러시아과학아카데미 역사학박사. 영남대학교 문화인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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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2. 1. 13:29 스키타이 동물장식

흑해지역은 흑해 북안의 드네프르강 유역과 흑해의 우측에 위치한 쿠반강 유역으로 구분된다. 스키타이 초기 유적들인 켈레르메스 유적, 코스트롬스카야 유적은 쿠반강 유역의 중 하류에 분포한다. 물론 멜구노프 유적은 드네프르강 중류 역에 위치하지만 러시아 연구자들이 흑해지역 가운데 초기 문화의 중심지라고 생각했던 곳은 쿠반 강 유역이다.

그 이유는 코카서스 산맥을 중심으로 한 지역의 청동기문화 때문이다. 스키타이 문화로 이어지는 문화적 전통을 간직한 것은 코반 문화이다.

 

앞서서 흑해 지역의 전통적인 스키타이 유물로 간두령을 설명한 바 있다. ‘스키타이 끝장식’이라고 불리는데, 그 아래에는 대롱 혹은 슴베가 달려 있고 윗 정상부에는 동물형상의 머리 혹은 동물의 전신상이 붙어 있다. 가장 빠른 유적 중에 한 곳인 켈레르메스 유적에서는 독수리 머리 그리핀이 붙은 간두령이 출토되었다. 위로 향한 귀, 부리 밖으로 드러난 혀 등이 특징이다. 그런데 그 외에도 주둥이 끝이 원통형 모양이고 눈이 불룩하게 표현된 간두령이 발견되었다(그림 2). 방울이 달리지 않은 끝장식(그림 3)에도 동물의 눈 표현이 불룩한 것이 있다.

 

대체적으로 스키타이 동물장식의 동물 눈은 크게 음각으로 표현된다. 그에 반해서 눈을 표현하기는 했지만 불룩하고 작게 표현되어 눈을 강조하지 않은 유물은 스키타이 시대에는 처음 켈레르메스 유적에서 발견된다.

 

그림 1. 기원전 7세기, 켈레르메스 유적 출토 간두령

 

그림 2. 기원전 7세기, 켈레르메스 유적 출토 간두령

 

그림 3. 기원전 7세기, 켈레르메스 유적 출토 끝장식

 

그런데 이와 같은 동물 눈의 표현방법은 사실 청동기시대 코반 문화에서부터 있었다. 이 문화의 동물장식은 눈이 거의 없거나(그림 5) 불룩 튀어나왔으며(그림 4), 주둥이가 원통형으로 튀어나오도록 되어 있다.

 

그림 4. 기원전 10세기, 코반문화의 청동 동물장식.

 

그림 5. 기원전 10세기, 코반문화의 청동 동물장식.

 

이러한 연유로 켈레르메스 유적의 간두령과 청동 끝장식은 기원전 13세기부터 카프카스 산맥의 북쪽(쿠반강 유역)에 있었던 코반 문화의 전통을 이어받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림 6. 드네프르강 유역의 간두령 2-볼콥츠이 쿠르간, 3- 부드키 쿠르간

 

그런데 켈레르메스 유적이 있었던 시기에 드네프르 강 유역의 부드키 마을에서 발견된 쿠르간(부드키 쿠르간이라고 하자)과 볼콥츠이 마을 부근에서 발견된 쿠르간(볼콥츠이 쿠르간)에서 발견된 간두령(그림 6-2,3)은 켈레르메스 유적에서 출토된 간두령(그림 2)의 동물장식과 유사하다. 뿐만 아니라 방울자체의 모양도 쿠반 강 유역에서 유래했다고 보인다.

일린스카야(1965)는 드레프르강 유역(그림 6)의 유물이 켈레르메스 유적과 별 개라고 생각했지만 쿠반 강 유역에서 드레프르 강 유역으로 간두령 장식이 퍼져 갔을 것이라고 보는 것(페레보드치코바 1980)이 합당하다. 사슴장식과 마찬가지 현상을 보이고 있다.

 

더보기

간두령 장식에 붙은 독수리머리 그리핀(그림 1)은 그리스 문화가 스키타이 문화의 동물장식 중 환상의 동물장식에 큰 영향을 주었다는 의견을 뒷받침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리스 유물이 늦다는 점을 앞서서 설명했다. 간두령의 동물장식은 이 지역의 청동기문화에서 온 동물장식도 붙였다는 점에서 대단히 전통이 깊은 유물이라는 점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에르미타주박물관의 온라인뮤지엄: 코반문화

youtu.be/oTsCnD8rpq8

 

 

 

참고문헌

 

Галанина Л.К. 2006 : Скифские древности Северного Кавказа в собрании Эрмитажа. Келермесские курганы. СПб: Изд-во Гос. Эрмитажа. 2006. 80 с. (Коллекции Эрмитажа)(갈라니나, 2006, 에르미타주 소장, 카프카스 북쪽의 켈레르메스 고분. 스키타이 문화유물)

Ильинская В.А. 1965 : Некоторые мотивы раннескифского звериного стиля. // СА. 1965. №1. С. 86-107.(일린스카야 1965, 초기 스키타이 동물장식의 몇 가지 모티브)

Переводчикова Е.В. 1980 : Типология и эволюция скифских наверший. // СА. 1980. №2. С. 23-44(페레보드치코바 1980, 스키타이 끝장식의 형식과 진화)

 

김재윤의 고고학강좌

posted by 김재윤23

 

스키타이 문화에서 무기의 종류는 활과 화살(화살통 포함), 투부(전투용 도끼), 검이 세트이다. 실제로 2700년 전 시베리아 투바의 아르잔-2호에서 그대로 출토되었다.

 

어제 소개해 드린 흑해 스키타이 스키타이 무덤 중에 가장 빠른 무덤 중에 하나인 켈레르메스 무덤에서는 무기종류 가운데서 청동헬멧(투구), 화살통 만 소개해 드렸는데, 스키타이 문화의 기본적인 무기인 투부(그림 1)와 검(그림 5)도 출토된다.

 

그림 1. 켈레르메스 유적 1호분 출토, 1903년 슐츠 발굴품, 투부

 

 

흑해 스키타이 문화에서는 자신들의 유물 뿐만 아니라 인접한 국가였던 그리스와 앗시리아에서 제작된 유물들이 출토되었다. 이들 유물도 단순하지 않다. 스키타이 인들이 주문해서 그리스에서 제작한 것, 앗시리아에서 제작해서 스키타이에 선물 들어온 유물, 그리스 유물, 앗시리아 유물 등 다양하다.

 

투부와 검은 스키타이와 고대 이란의 특징이 함께 나타난다.

켈레르메스 유적에서 출토된 투부는 철제도끼에 금판을 입힌 것이다. 도끼의 형태는 한쪽에는 날이 있고, 다른 한쪽에는 동물문양을 장식한 것이다.

도끼 날 반대쪽 등에는 다리를 접고 목을 뒤로 돌린 염소, 그 아래에는 뒷다리로 서 있는 염소(그림 2-1)와 그 옆면에는 도끼를 든 사람(그림 3-1)이 있다. 도끼머리 중간에는 다리를 접어 넣은 염소와 사슴이 표현되었다. 두 동물은 머리방향이 다르다(그림 3-2). 도끼자루 끝에는 도끼 등과 같이 두 마리의 염소(그림 2-2)가 있다.

 

그림 2. 켈레르메스 유적 1호분 출토 , 1: 도끼의 날 반대면, 2: 도끼자루끝

 

그림 3. 켈레르메스 유적 1호분 출토, 1: 그림 3-2의 옆면, 2: 도끼 신부 중앙

 

도끼 자루에는 각 면에 28마리의 동물이 표현되었다(그림 4). 직각으로 다리를 굽혀서 앞으로 팬 맹수, 접어 넣은 사슴, 염소와 황소, 멧돼지, 하이브리드 동물등이 배치되었다. 동물의 종류와 동물자세는 스키타이 문화에서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림 4. 켈레르메스 유적 1호분 출토, 도끼 자루의 동물

 

그러나 어제 보여드린 포스팅에서 보신 화살통장식, 표범장식등 스키타이 문화의 표현법과 그림 2~4의 동물은 그 표현법이 다르다. 동물의 표면을 섬세한 문양으로 채운 점(별 문양 포함), 대퇴부 안쪽에 홈, 다리를 대퇴부와 견갑부를 분리해서 표현한 점, 견갑부를 이중으로 선을 처리 한 점이다. 이는 스키타이 동물문양장식의 표현법과 다르다.

고대 이란 삭크이즈 유적의 유물에서 볼 수 있는 기법이다(아르타모프 1961).

 

자루에 새겨진 동물은 종에 따라서 자세, 코와 주둥이, 귀 표현, 몸통표현도 차이가 있다. 이 점은 스키타이 문화의 동물문양 표현체계와 같다(페레보드치코바 1994 ).

켈레르메스 고분에서 출토된 기원전 7세기의 철검(그림 5)은 금판으로 장식된 것이다. 철검은 검집에 들어간 채 확인되었고, 금판에는 하이브리드 동물, 물고기, 사슴 등이 새겨진 것이다. 특히 검집의 귀에는 스키타이 사슴문양(그림 6)이 가장 크게 표현되어 있다. 사슴문양 옆의 검집이 시작하는 부위에는 날 개달린 두 사람 표현이 의식을 치르는 장면이 상단과 하단에 나누어서 표현되었다(그림 7-1). 검집 끝에는 사자(그림 7-2)가 표현되었다.

 

 

그림 5. 켈레르메스 유적 1호분 출토, 1903년 슐츠 발굴품, 철검과 검집손잡이 14.2cm, 날 길이 46.7cm

 

그림 6. 켈레르메스 유적 1호분 출토, 그림 7의 세부, 검집귀 장식: 사슴

 

 

그림 7. 켈레르메스 유적 1호분 출토, 그림 7의 세부, 1-검집 시작과 2-끝

 

검집 중앙에 하이브리드 동물문양은 양머리+맹수(그림 8-1), 독수리머리+맹수(그림 8-2), 사자머리+맹수(그림 9)가 반복해서 검집에 표현되었다.

 

그림 8. 켈레르메스 유적 1호분 출토, 그림 7의 세부, 검집, 하이브리드 동물

 

그림 9. 켈레르메스 유적 1호분 출토, 그림 7의 세부, 검집, 하이브리드 동물

 

검집에 표현된 동물문양은 사슴문양(그림 6)을 제외하고는 고대 이란과 관련이 있다. 사자는 카프카스 산맥을 넘어선 남쪽지역 즉 이란에서 많이 사용하던 문양이다. 하이브리드 동물문양도 몸통안에 파상문을 채우고, 대퇴부와 견갑골의 표현 등은 스키타이 적인 요소는 아니다. 특히 물고기를 견갑골에 달아서 표현한 점도 그렇다.

 

검집시작 부위에 표현된 날개달린 사람은 머리띠를 두르고 있는데, 스키타이 사람들의 머리스타일과 다르다.

 

이 유물은 스키타이 인들의 요구에 의해서, 근동에서 제작된 유물이다(체르넨코 1980, 갈리아나 1997, 알렉세예프 2012).

 

오늘은 그림보는 것 말고는 별로 흥미로운 점이 없을 수도 있다. 흑해 스키타이 문화에는 인접한 문화의 영향을 받은 요소가 많다는 사실을 이미 말씀드렸기 때문이다. 이 유물로 알 수 있는 점은 스키타이 인들은 고대 이란에도 주문제작했 다는 점이다. 은제거울을 그리스 장인이 제작했듯이.

 

그러나 별꺼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유물을 자세하게 들여다 보지 않는다면 절대 알 수 없는 내용이다.

쉽게 동물문양장식이어서 스키타이의 것이라고 하면 다들 우습게 생각할 것이다. 

 

 

 

참고문헌

Черненко Е.В. 1980 : Древнейшие скифские парадные мечи (Мельгунов и Келермес). // Скифия и Кавказ. Киев: 1980. С. 7-30.(체르넨코 1980, 멜구노프와 켈레르메스 유적 출토 고대 스키타이 의례용 검)

Галанина Л.К. 1997 : Келермесские курганы. «Царские» погребения раннескифской эпохи. М.: 1997. 316 с., табл.(갈리아나 1997, 초기 스키타이 시대의 차르 무덤, 켈레르메스 고분)

페레보드치코바 1994, Е.В. Переводчикова 1994, Язык звериных образов. Очерки искусства евразийских степей скифской эпохи(페레보드치코바 1994, 언어로서의 동물문양장식)

알렉세예프 2012, Алексеев А.Ю. 2012 : Золото скифских царей в собрании Эрмитажа. СПб: Изд-во Гос. Эрмитажа. 2012. 272 с. (알렉세예프 2012, 에르미타주박물관 소장 스키타이 차르의 황금유물 콜렉션)

Артамонов М.И. 1961 : Антропоморфные божества в религии скифов. // АСГЭ. [Вып.] 2. Л.: 1961. С. 57-87.(아르타모프 1961, 스키타이 의례 속의 의인화 된 신(神))

 

 

김재윤의 고고학강좌

 

 

posted by 김재윤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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