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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윤23
보이는 유물로 밝혀지지 않은 역사의 조각을 맞추고 있습니다.유라시아선사고고학전공. 러시아과학아카데미 역사학박사. 영남대학교 문화인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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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수'에 해당되는 글 2

  1. 2023.04.28 나무끝에 달린 청동으로 된 남성10
  2. 2020.12.26 나무 위의 스키타이 신(神) 파파이(Papai)

 

드네프르 강 유역에서 발견된 간두령 끝에 달려 있는 남성은 파파이(그림 1-1)로 여겨진다. 간두령은 자세히 보면 나뭇가지 모양으로 뻗어져 있고, 그 끝에는 새가 달려 있다.

 

이 유물은 드네프르강 유역에서 채집된 것이기 때문에 연대를 알기 쉽지 않다. 그러나 다행히도 드네프르강 유역의 수많은 유적 중에서 알렉산드로프키폴 유적의 유물에서 단서를 찾을 수 있다. 납작한 원판을 흔들리도록 단 방법, 청동방울과 새를 간두령에 장식하는 방법? 혹은 행위 등은 알렉산드로프스키폴 유적에서 발견된 유물(그림 1-3,4,5,6)과 유사하다.

즉 기원전 4세기 유적에서 볼 수 있는 방법으로 만들어진 유물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청동으로 된 남성이 파파이로써 만들어 진 것인지는 모른다.

 

 

그림 1. 스키타이 남성들

 

 

그런데 스키타이 연구자들은 세계수, 간두령을 생긴 모습으로 그 뒤의 정신적인 부분을 해석하고자 했다. 지팡이 혹은 막대기 끝에 끼워서 사용되는 청동으로 된 장식(간두)은 유목민의 세계관이 녹아 있는 유물이라고 라에프스키, 페레보드치코바 등이 이미 연구 한 바 있다.

나무가 뿌리내리고, 자라고, 뻗어있는 장소가 지하, 지상, 하늘이고, 나무의 구조대로 우주의 3세계가 구성된다고 하는 유목민의 관념 축소한 것이 간두령 혹은 간두장식이다. 그리고 이 유물은 전통적인 스키타이 유물이다.

 

드네프르강 유역에서 발견된 이 청동 남성이 정말로 파파이 인지는 모르지만, 간두령 장식으로 사용된 점은 그냥 지나가는 남성은 아니었을 것이다. 특별한 사람 혹은 영웅일 수도 있다. 그러나 스키타이 여성형상물처럼 오랫동안 사용었거나, 특정인물이 반복적으로 나오는 것은 아니다. ‘파파이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물론 스키타이 남성들은 간두령에서만 발견되는 것도 아니다.

 

(, 파파이는 스키타이 신으로 남성신 중에 한명이다. 헤로도투스는 그를 제우스와 비교했다.)

 

김재윤의 고고학 강좌

 
posted by 김재윤23

스키타이 문화권에서 흑해 지역에서 발견되는 유물 가운데는 지팡이 끝에 꽂는 방울이 있다. 간두령이라고 하는데, 기원전 7세기부터 발견된다.

기원전 7세기 유물은 방울 끝에 새 혹은 동물문양을 붙이는 형태이다. 새머리 장식이 붙은 간두령은 켈레르메스 유적이 있다. 뿔이 화려한 수사슴이 부착된 간두령은 마코셰프스크야 마을에서 발견된 바 있다.

 

 

그림 1. 켈레르메스 유적 출토 간두령

 

그림 2. 쿠반지역, 마코셰프스카야 마을촌 발견. 청동제, 높이 24.2cm

 

기원전 5세기 이후에는 동물장식이 커지고 방울은 크기가 작아지고 동물장식에 부수적으로 붙는 스타일로 변화된다. 알렉산드로프스키폴 유적에서 출토된 간두령은 삼지창 끝에 새가 간두령을 물고 있다. 같은 유적에서 출토된 또 다른 간두령에서는 네모방형의 프레임 안에 들어간 그리핀 아래에 방울이 2개 달려 있다.

 

 

 

그림3. 알렉산드로프스키폴 유적 출토 청동, 높이 28.9cm

 

그림 4. 알렉산드로프스키폴 유적 출토, 청동, 높이 15.5cm

 

그런데 유적에서 출토되지 못하고 지표에서 우연히 발견된 유물 가운데 흥미로운 간두령이 있다. 사방으로 가지가 네 내 퍼져 있고 중앙에 팔을 벌인 남성이 묘사된 것이다. 그의 머리에는 팔을 벌인 새가 그의 머리를 덮고 있다. 두 남성의 양손 끝에는 방울이 달려 있고, 그의 머리 위에 새의 날개 끝에도 방울이 달려 있다.  청동 방울가지의 하단에는 정확하게 어떤 동물인지는 알 수 없지만 꼬리와 귀의 표현이 뚜렷한 육상동물이 가지 끝을 향해 달려 있다.

유물 속의 스키타이 남성은 무기 없이 표현되지 않는데 그는 무장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여타 스키타이 남성의 직업과는 다를 수 있다.

 

이 남성이 표현하고 있는 장면은 세계수(世界樹) 위에 서서 천상과 지상의 자연 힘을 상징적으로 표현한다고 알려졌다. 그래서 그는 스키타이 신 가운데 그리스의 제우스에 해당되는 ‘파파이(Папай, Papai)’라고 여겨진다. ‘파파이’라는 신의 이름은 헤로도투스가 역사 IV권의 59에 스키타이 신의 명칭을 기록해 두어서 알게 된 것이다.

 

 

더보기

헤로도투스는 그리스의 올림푸스 신들과 스키타이 신들을 비교했는데, 헤로도투스의 역사 IV권, 59에서 전해진다.

헤스티아는 모든 신들보다 높고, 그 다음은 제우스와 땅, 그 다음은 아폴로, 아프로디테 우라니아, 헤라클레스, 아레스이다. 이 신들은 스키타이인들이 숭배하고 스키타이 왕족 또한 포세이돈에게 희생물을 바친다. 스키타이에서 헤스티아는 타피티(Табити, Tabiti), 제우스는 파파이(Папай, Papai), 땅은 아피(Апи, Api), 아폴론은 고이토시르(Гойтосир, Goytosir), 아프로디테 우라니아는 아르김파사(Артимпаса, Artimpasa 혹은 Argimpasa) , 포세이돈은 파기마사다(Фагимасада, Fagimasada) 라고 한다.’

 

 

그림 5. 드레프르강 하류 지역에서 발견된 간두령, 기원전 4세기

 

이 유물은 드레프르강 하류에서 19세기 말에 우연히 발견된 유물로 알려졌고, 다른 유물에 비해서 크기가 작다(높이 4.3cm). 알렉산드로프스키폴 유적에서 발견된 간두령처럼 방울이 작아지고 여러 개 달렸다는 점에서 기원전 4세기에 만들어졌다고 여겨진다.

 

헤로도투스의 역사에는 스키타이 인이 매우 호전적이며 잔인한 민족으로 묘사되어 있다. 물론 전쟁에서 능했을 수 있긴 하지만, 이 간두령 장식에는 육지의 동물과 하늘의 동물을 연결하는 매우 서정적인 스키타이 인의 모습이 표현되어 있다.

 그리고 기원전 4세기에 흑해지역에서는 그리스인이 대거 등장하는 물건이 대량으로 만들어지고, 스키타이 인들도 이를 매우 많이 소비했다는 점에서 이 유물은 그 상징성이 중요해 보인다.

 

참고문헌

 

Артамонов М.И. 1966 : Сокровища скифских курганов в собрании Государственного Эрмитажа. Прага — Л.: Артия, Советский художник. 1966. 120 с (아르타모노프 1966, 에르미타주 소장 스키타이 무덤의 보물)

Степи европейской части СССР в скифо-сарматское время. М.//Археология СССР / Археология с древнейших времён до средневековья 1989. 464 с(러시아과학아카데미 1989, 소비에트 연방 유럽 내의 스키타이-사르마트 시기, 소비에트 고고학 시리즈 1989)

 

김재윤의 고고학강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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