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이미지
김재윤23
보이는 유물로 밝혀지지 않은 역사의 조각을 맞추고 있습니다.유라시아선사고고학전공. 러시아과학아카데미 역사학박사. 영남대학교 문화인류학과 교수

calendar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Category

Recent Post

Recent Comment

Archive

2021. 2. 3. 13:29 스키타이 동물장식

 

기원전 5세기의 흑해 지역에서 발견되는 간두령 장식은 가장 윗단에 붙은 동물장식의 변화가 보인다. 그리핀과 뿔이 화려하게 표현된 사슴장식이 톨스타야 마길라 유적에서 발견되었고 좀 더 늦은 시기인 체르토믈리크 유적에는 간소화? 도식화? 된 동물장식이 간두령 끝을 장식한다. 사실 말이 동물장식이지 거의 잘 알 수 없다고 보아도 무방하다.

 

그렇다면 기원전 5세기이후의 사슴모양은 대부분 추상화 혹은 도식화 혹은 간소화 되었다고만 볼 수 있을까?

 

기원전 5세기 유적 중에 한 곳인 두로프 쿠르간(그림 1)에서는 둥근 메달 모양장식판에 사슴이 표현되어 있다(푸지코바 1966). 앞다리의 무릎은 굽어있고 접은 앞다리와 서 있는 뒷다리의 굽은 서로 겹쳐져 있다. 사슴의 자세는 다리를 배쪽으로 접은 자세와는 차별이 있는 것으로 동물투쟁문양에서 확인되는 것이다.

 

그림 1. 두로프 쿠르간의 원형장식

 

이 시점의 청동 끝장식 중에 방울 바로 상단에 동물장식이 부착되도록 디자인 된 것도 있지만, 이미 몇 번 보았듯이 청동 유물이 지팡이 끝에 달리도록 슴베 부분이 만들어져 있고 그 아래에 방울이 달리도록 만들어진 것도 있다. 그 상단에 역시 동물장식이 있다.

 

(앞서 본 간두령과는 지팡이 혹은 막대 끝에 달리도록 만들어졌고, 소리가 난다는 점에서 같은 용도이지만 분명히 형태상으로는 다르다. 그림 2와 같은 유물은 기원전 5세기 이후에 나온다)

 

주로 그리핀이나 다른 동물들이 부착되지만 크라스노쿠트 쿠르간에서 발견된 유물은 그리핀이 다른 동물을 잡아 넣는 형상이다. 이 맹수는 그리핀처럼 보이지만 꼬리가 뱀처럼 말려 있어서 해마라고 여겨지며, 그리스적인 스타일이라라고 보고 있다(페레보드치코바 1994). 하지만 그리핀+해마의 과장된 눈과 표면을 처리하는 제작방법은 스키타이 스타일이다.

 

그림 2. 크라스노쿠트 쿠르간

 

그림 3. 크라스노쿠트 쿠르간

 

그림 4. 알렉산드로프스키폴 쿠르간

 

간두령 장식으로 크라스노쿠트 쿠르간, 알렌산드로프스키 쿠르간 등에서는 날개를 편 새가 발견되었다. 날개를 편채 실제 나는 모습처럼 보이지만, 스키타이 동물 스타일이라고 볼 수 있는 요소는 없다. 눈은 없고, 세부부위도 강조되지 못했다. 알렉산드로프스키폴 유적의 것은 부리와 눈 표현이 있기는 하지만 기원전 4세기경의 스키타이 스타일은 아니다.

 

간두령 장식은 스키타이 전통을 간직한 유물로 시작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기원전 4세기 경에는 그리스 스타일의 해마와 그리핀이 결합된 채 발견되기도 하고, 스키타이 동물 스타일이라고 볼 수 없는 날개 편 새가 달리기도 한다.

 

참고문헌

Артамонов М.И. 1966 : Сокровища скифских курганов в собрании Государственного Эрмитажа. Прага — Л.: Артия, Советский художник. 1966. 120 с

Полин С.В., Алексеев А.Ю. 2018 : Скифский царский Александропольский курган IV в. до н.э. в Нижнем Поднепровье. Киев, Берлин: «Видавець Олег Філюк». 2018. 930 с. («Курганы Украины». Т. 6)(폴린, 알렉세예프 2018, 드레프르강 하류의 기원전 4세기 스키타이 차르 무덤-알렉산드로프스키폴 무덤)

Пузикова А.И. 1966 : Новые курганы скифского времени в Белгородской области. // КСИА. Вып. 107. М.: 1966. С. 80-91(푸지코바 1966, 벨고로드스키 지구의 스키타이 무덤 최신자료)

 

김재윤의 고고학강좌

posted by 김재윤23

스키타이 문화권에서 흑해 지역에서 발견되는 유물 가운데는 지팡이 끝에 꽂는 방울이 있다. 간두령이라고 하는데, 기원전 7세기부터 발견된다.

기원전 7세기 유물은 방울 끝에 새 혹은 동물문양을 붙이는 형태이다. 새머리 장식이 붙은 간두령은 켈레르메스 유적이 있다. 뿔이 화려한 수사슴이 부착된 간두령은 마코셰프스크야 마을에서 발견된 바 있다.

 

 

그림 1. 켈레르메스 유적 출토 간두령

 

그림 2. 쿠반지역, 마코셰프스카야 마을촌 발견. 청동제, 높이 24.2cm

 

기원전 5세기 이후에는 동물장식이 커지고 방울은 크기가 작아지고 동물장식에 부수적으로 붙는 스타일로 변화된다. 알렉산드로프스키폴 유적에서 출토된 간두령은 삼지창 끝에 새가 간두령을 물고 있다. 같은 유적에서 출토된 또 다른 간두령에서는 네모방형의 프레임 안에 들어간 그리핀 아래에 방울이 2개 달려 있다.

 

 

 

그림3. 알렉산드로프스키폴 유적 출토 청동, 높이 28.9cm

 

그림 4. 알렉산드로프스키폴 유적 출토, 청동, 높이 15.5cm

 

그런데 유적에서 출토되지 못하고 지표에서 우연히 발견된 유물 가운데 흥미로운 간두령이 있다. 사방으로 가지가 네 내 퍼져 있고 중앙에 팔을 벌인 남성이 묘사된 것이다. 그의 머리에는 팔을 벌인 새가 그의 머리를 덮고 있다. 두 남성의 양손 끝에는 방울이 달려 있고, 그의 머리 위에 새의 날개 끝에도 방울이 달려 있다.  청동 방울가지의 하단에는 정확하게 어떤 동물인지는 알 수 없지만 꼬리와 귀의 표현이 뚜렷한 육상동물이 가지 끝을 향해 달려 있다.

유물 속의 스키타이 남성은 무기 없이 표현되지 않는데 그는 무장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여타 스키타이 남성의 직업과는 다를 수 있다.

 

이 남성이 표현하고 있는 장면은 세계수(世界樹) 위에 서서 천상과 지상의 자연 힘을 상징적으로 표현한다고 알려졌다. 그래서 그는 스키타이 신 가운데 그리스의 제우스에 해당되는 ‘파파이(Папай, Papai)’라고 여겨진다. ‘파파이’라는 신의 이름은 헤로도투스가 역사 IV권의 59에 스키타이 신의 명칭을 기록해 두어서 알게 된 것이다.

 

 

더보기

헤로도투스는 그리스의 올림푸스 신들과 스키타이 신들을 비교했는데, 헤로도투스의 역사 IV권, 59에서 전해진다.

헤스티아는 모든 신들보다 높고, 그 다음은 제우스와 땅, 그 다음은 아폴로, 아프로디테 우라니아, 헤라클레스, 아레스이다. 이 신들은 스키타이인들이 숭배하고 스키타이 왕족 또한 포세이돈에게 희생물을 바친다. 스키타이에서 헤스티아는 타피티(Табити, Tabiti), 제우스는 파파이(Папай, Papai), 땅은 아피(Апи, Api), 아폴론은 고이토시르(Гойтосир, Goytosir), 아프로디테 우라니아는 아르김파사(Артимпаса, Artimpasa 혹은 Argimpasa) , 포세이돈은 파기마사다(Фагимасада, Fagimasada) 라고 한다.’

 

 

그림 5. 드레프르강 하류 지역에서 발견된 간두령, 기원전 4세기

 

이 유물은 드레프르강 하류에서 19세기 말에 우연히 발견된 유물로 알려졌고, 다른 유물에 비해서 크기가 작다(높이 4.3cm). 알렉산드로프스키폴 유적에서 발견된 간두령처럼 방울이 작아지고 여러 개 달렸다는 점에서 기원전 4세기에 만들어졌다고 여겨진다.

 

헤로도투스의 역사에는 스키타이 인이 매우 호전적이며 잔인한 민족으로 묘사되어 있다. 물론 전쟁에서 능했을 수 있긴 하지만, 이 간두령 장식에는 육지의 동물과 하늘의 동물을 연결하는 매우 서정적인 스키타이 인의 모습이 표현되어 있다.

 그리고 기원전 4세기에 흑해지역에서는 그리스인이 대거 등장하는 물건이 대량으로 만들어지고, 스키타이 인들도 이를 매우 많이 소비했다는 점에서 이 유물은 그 상징성이 중요해 보인다.

 

참고문헌

 

Артамонов М.И. 1966 : Сокровища скифских курганов в собрании Государственного Эрмитажа. Прага — Л.: Артия, Советский художник. 1966. 120 с (아르타모노프 1966, 에르미타주 소장 스키타이 무덤의 보물)

Степи европейской части СССР в скифо-сарматское время. М.//Археология СССР / Археология с древнейших времён до средневековья 1989. 464 с(러시아과학아카데미 1989, 소비에트 연방 유럽 내의 스키타이-사르마트 시기, 소비에트 고고학 시리즈 1989)

 

김재윤의 고고학강좌

 

 

 

posted by 김재윤23
prev 1 nex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