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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윤23
보이는 유물로 밝혀지지 않은 역사의 조각을 맞추고 있습니다.유라시아선사고고학전공. 러시아과학아카데미 역사학박사. 영남대학교 문화인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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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자장식'에 해당되는 글 2

  1. 2020.12.24 쌍두마차 탄 스키타이 태양신
  2. 2020.05.25 시베리아 알타이의 낙타?2

 

스키타이 문화에서 확인되는 전차의 모습을 2종류를 보았다. 알타이 파지릭 5호분에서 발견된 4륜의 나무로 된 마차와 아무다리야 퇴장지에서 출토된 2륜의 마차이다. 각각 4륜의 마차(파지릭 5호) 및 2륜의 마차(아무다리야 퇴장지)로 견인 막대가 2개 있는 형태였다.

파지릭5호분의 4륜마차는 멍에가 2개였기 때문에 2마리 말이 끌었을 것이다. 아무다리야 퇴장지에서 나온 전차모형에서는 견인대는 2개 였으나, 각 견인대에 멍에가 2개씩 달리면서 4마리 말이 끄는 형태의 마차가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흑해 지역에서 전차가 나오는 유물은 없을까?

 

기원전 4세기 카라고데우야쉬흐 유적에서 출토된 황금판에 쌍두마차가 발견되었다. 장식판은 세 부분으로 크게 보면 세 부분으로 나눠지지만, 각 칸 아래에 다른 문양대가 들어간다. 가장 윗부분은 여신상이 위치하고 가운데 부분에 쌍두마차를 끌고 있는 전사가 발견된다. 두 마리 말 사이를 연결하는 막대가 발견되었고, 전사는 말을 타고 있는 모습이 아닌 전차를 타고 있는 모습이다. 발 밑에는 그리핀 두 마리가 서로 마주 보고 있다. 아르타모노프는 그를 스키타이 신 가운데 태양의 신인 고이토스르라고 생각했다.

가장 아랫 부분에는 스키타이 여신 아르김파사로 추정되는 여신이 앉아 있다. 이 여신이 입고 있는 의상은 스키타이 스타일인데, 머리에 고깔모양의 관모를 쓰고 있다. 그녀의 왼쪽(목이 긴 항아리)과 오른쪽(각배)에는 각기 다른 형상의 그릇을 들고 있는 사람들이 서 있다. 그녀의 발 아래에도 얼굴형상만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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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키타이 신화에 대해서는 헤로도투스가 자신의 저서에 기록을 남겨놓아서 각 신의 명칭 및 역할을 알 수 있다. 

 

‘헤스티아는 모든 신들보다 높고, 그 다음은 제우스와 땅, 그 다음은 아폴로, 아프로디테 우라니아, 헤라클레스, 아레스이다. 이 신들은 스키타이인들이 숭배하고 스키타이 왕족 또한 포세이돈에게 희생물을 바친다. 스키타이에서 헤스티아는 타피티(Табити, Tabiti), 제우스는 파파이(Папай, Papai), 땅은 아피(Апи, Api), 아폴론은 고이토시르(Гойтосир, Goytosir), 아프로디테 우라니아는 아르김파사(Артимпаса, Artimpasa 혹은 Argimpasa) , 포세이돈은 파기마사다(Фагимасада, Fagimasada) 라고 한다. 헤로도투스의 역사 IV권, 59

 

그런데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사람은 여성이라고 생각되지만 얼굴이 불분명하고 가장 하단에 있는 아르김파사와는 다른 복장이다. 그리스 복장이라고 한다.

 

 

그림 1. 카라고데우야쉬흐 무덤 출토, 길이 21cm

 

 

그림 2. 그림 1의 착용 예

 

 

이 유물의 용도는 장식판의 가장자리를 돌아서 뚫린 구멍을 통해서 추정할 수 있는데, 아르김파사가 쓰고 있는 관모장식과 유사하다(그림 2). 게레메스 유적에서 출토된 장식판(말탄 전사와 전투장면이 표현된 장식판), 코스트롬스카야 유적에서 출토된 고리트의 장식판에서 관찰되는 스키타이 스타일의 제작방법이다. 그러나 그리스 복장을 한 여성이 등장한 것으로 보아서 그리스 스타일이 가미된 것이다. 유적이 위치한 흑해의 쿠반 지역에서 제작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무덤은 석실묘로 네 벽에 벽화가 남아 있는 무덤으로 스키타이 무덤 가운데 가장 늦은 시기에 해당하는 유적이다. 석벽은 회반죽으로 덮여 있었다. 바닥은 불분명한데, 바닥에 나무를 깔고 돌을 놓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입구는 서쪽이고, 입구는 긴 복도로 이어지는데, 상부에는 장식으로 덮여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림 3. 카라고데우야쉬흐 유적의  무덤방 평면도. 1888년 발굴

 

그리스 여성 혹은 여신과 스키타이 재지의 신인 고이토시르와 아르김파사가 함께 표현되었을 수 있는 이유는 케르치 해협(흑해와 아랄해 사이)에 있던 보스포로스 국가가 기원전 4세기 후반에 세력을 넓히면서 쿠반 지역의 문화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생각한다(아르타모노프 1966).

 

 

기원전 4세기경에 흑해에서는 쌍두마차가 끄는 전차가 있었다는 점은 확실해졌다. 그런데 가장 높은 곳에 있는 그리스 복장의 여성은 왜 얼굴이 뚜렷하지 않을까? 하단 두 칸의 인물들은 얼굴이 매우 뚜렷하며 심지어 손에 쥔 그릇의 모양이 다르다는 점까지 표현할 정도로 세밀하게 표현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참고문헌

Артамонов М.И. 1966 : Сокровища скифских курганов в собрании Государственного Эрмитажа. Прага — Л.: Артия, Советский художник. 1966. 120 с (아르타모노프 1966, 에르미타주 소장 스키타이 무덤의 보물)

Алексеев А.Ю. 2012 : Золото скифских царей в собрании Эрмитажа. СПб: Изд-во Гос. Эрмитажа. 2012. 272 с. (알렉세예프 2012, 에르미타주박물관 소장 스키타이 차르의 황금유물 콜렉션)

 

김재윤의 고고학강좌

posted by 김재윤23

 

 

기억하시는지 모르겠지만, 헤로도투스가 남긴 역사에는 스키타이족에 대한 기록이 남아 있다. 이 민족은 머리끝이 뾰족한 고깔모자를 쓴다는 특징을 묘사한 적이 있다.

시베리아에 위치한 알타이에서는 고깔모자 쓴 사람들이 발굴되었다. 아크 알라하 3유적의 얼음공주, 아크 알라하 1유적의 남성전사, 파지릭 유적 2호분의 남성미라 등 그들이 쓴 모자가 밝혀지고 있다. 물론 정수리 끝이 뾰족하지 않은 투구형 모자도 파지릭 유적 2호분의 남성이 썼다는 점도 밝혀졌다.

 

일명 얼음공주의 모자는 그녀의 높은 머리장식을 감싸기 위해서 펠트로 제작된 아무런 장식이 없고, 챙이 있는 고깔모자였다. 아크 알라하 3유적은 지금으로부터 2500년 전에 만들어진 무덤이다.

 

아르잔-2호는 200년 정도 더 오래된 유적인데, 5호 무덤방에는 남녀가 함께 묻혔다. 여성의 두개골에서 약간 떨어진 곳에 두 개의 황금 막대가 놓여 있었다. 막대의 끝에는 반원형(그림 2-1)의 구슬모양이 붙어 있었고, 다른 한 점에는 화려한 뿔이 달린 사슴(그림 2-2)이 장식된 것이다. 막대는 각각 길이가 다른데, 반구슬모양의 장식이 붙은 것이 좀 더 길다(길이 35.7cm, 두께 0.4cm; 무게 59.29g). 반구슬은 안이 비어 있는 모양이다. 구슬이 붙은 쪽과 다른 끝은 뾰족하다. 반 구슬 옆에는 날개모양장식이 붙어 있다. 

 

그림 1. 아르잔-2호 출토 무덤방 5호, 여성의 두개골

 

그림 2. 아르잔-2호 출토, 무덤방 5호, 그림 1에서 두개골 위쪽에서 확인된 고깔모자 장식물

 

그 아래에는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염소, 혹소(zebu), 염소, 멧돼지, 사슴, 염소, 혹소(zebu), 말, 양, 사슴, 육식 동물, 고양이과 맹수(호랑이), 염소, 사슴, 멧돼지, 낙타 및 사슴으로 연결되어서 동물문양장식이 붙어 있다. 그리고 식별할 수 없는 동물도 2마리가 있는데, 그림 3-1에서 검은 점으로 표시해 놓은 부분이다. 동물문양은 28.5cm 안에 표현되었다.

 

그림 3. 아르잔-2호 출토, 무덤방 5호 출토, 머리장식 1, 그림 2와 같음

 

 

또 다른 한 점은 끝에 뿔이 화려한 사슴이 장식되었다. 길이는 위에서 설명한 유물보다는 좀 작다. (길이 30.2 cm, 두께 : 막대 0.4 cm; 무게 55.52 g)이다. 가장 꼭대기의 사슴은 발끝을 세우고 있는 사슴 조각상이다. 그 아래의 동물문양장식은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양, 염소, 말, 염소, 소, 염소, 두 마리의 염소, 사슴, 낙타, 염소, 양, 사슴을 공격하는 고양이과 맹수(호랑이)가 차례로 장식되었다. 위에서부터 아래로 새겨진 동물의 발굽이 아래의 동물 머리에 붙어 있다. 동물문양장식이 붙어 있는 길이는 21cm가량이다.

 

 

 

 

그림 4. 아르잔-2호 출토, 무덤방 5호 출토, 고깔모자 장식, 그림 2와 같음

 

두 유물은 막대에서 돌출된 부분 반구슬 모양, 사슴모양은 따로 주조해서 납땜한 것이다. 막대기에 표현된 동물문양장식은 그림(3-4), 그림(4-4)와 같은 모양의 동물문양이 장식된 띠를 막대기에 붙인 것이다. 동물장식은 밀랍을 녹여서 만든 주물을 이용해서 동물이 튀어나오도록 보이는 부조(relief)기법을 이용해서 표현한 것이다. 동물문양장식을 납땜해서 막대기에 붙여서 제작한 것이다.

 

동물 중에서 이제까지 소개한 동물이 아닌 동물도 확인된다. 혹소와 낙타이다. 아직 소개해 드리진 않았지만 베르크 칼쥔 –2 유적에서는 낙타털이 함유된 펠트제 유물이 발견되기도 했다. 이 유적도 아크 알라하 3유적과 거의 동시대의 유적이어서 알타이에서 더 오래전 2700년 전에도 그들이 낙타의 존재를 알았다는 점도 알 수 있다.

이 유적은 아니지만 우코크 고원에는 낙타가 그려진 암각화도 이미 발견된 바 있다. 그리고 아르잔-2호에서도 황금 막대기 뿐만 아니라 다른 유물에도 낙타 그림이 있다.

 

그리고 두 유물은 아르잔-2호의 주인공 여성이 썼던 고깔모자의 앞에 붙은 장식으로 추정된다. 앞에서 본 얼음 공주의 고깔모자와는 뭔가 다르지 않은가요?

 

2020/01/28 - [교과서 밖의 역사: 유라시아 스키타이문화/아크 알라하 3 유적(여성미라,'얼음공주')] - 시베리아 얼음공주의 머리장식과 고깔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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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Чугунов К.В., Парцингер Г., Наглер А. 2017 : Царский курган скифского времени Аржан-2 в Туве. Новосибирск: ИАЭТ СО РАН. 2017. 500 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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