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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윤23
보이는 유물로 밝혀지지 않은 역사의 조각을 맞추고 있습니다.유라시아선사고고학전공. 러시아과학아카데미 역사학박사. 영남대학교 문화인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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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강'에 해당되는 글 2

  1. 2018.03.26 시니가이 문화가 내려온 경로
  2. 2018.03.22 연해주 문화가 평거동으로 3

평거동 유적에서 확인된 연해주 청동기시대 문화는 어떤 경로로 내려왔을까?
 전고(김재윤 2004)에서는 남부지역(대평, 본촌리유적)을 제외하고는 중부지역에서는 미사리 유적 이외에는 확인된 바가 없었다. 하지만 최근 이 보다 북쪽인 강원도 유적에서는 연해주 청동기시대 문화의 요소가 확인되고 있다.


그림1. 유적분포도(19: 미사리, 20: 가평 연하리, 21: 철정리, 22: 평창종부리, 천동리, 23: 아우라지, 24: 평거동)

 정선 아우라지에서는 평거동과는 달리 동체부가 긴 외반구연 발형토기가 출토되었는데, 이를 흥성유적과 비교된 바 있다. 지적된 아우라지 출토품은 구연부에 돌대를 부착한 토기로 분명히 구연부를 접은 평거동 출토품과는 차이가 있어 흥성 유적의 토기와 유사하다고 생각된다. 그리고 아우라지에서는 석기 중 연해주 시니가이 문화의 것과 유사한 것이 확인되는데, 뒤에서 설명하겠다.
 철정리 C지구 1호에서는 돌대문토기는 출토되지 않았지만 외반구연된 옹형토기와 구연단을 접은 이중구연토기, 돌류상 돌대 등은 평거동 7호 주거지의 토기 조합이 유사하다(그림2).  

그림2. 철정리 C지구 1호 유물


 이 토기 조합은 시니가이 문화 서부 2유형의 특징에 해당된다. 노보셀리쉐-4 유적의 청동기시대 층에서는 발형토기에 부착된 것으로 추정되는 타원형 돌대()가 확인되었다.  하린 유적에서는 호형토기의 동최대경 높이에 돌류상 돌대()가 부착되어 있다(평거동 돌류상 돌대가 발형토기에 두 개만 붙지 않았을 가능성은 12호 출토품(그림)가운데서 확인가능하다).
 평거동 3호 주거지에서 출토된 구연단을 접지 않고 점토띠를 부착한 토기는 평창 천동리 유적 2호 주거지에서도 돌대문토기, 부리형석기 등과 함께 출토된 바 있다. 


 토기 뿐 만 아니라 경로를 추측할 수 있는 석기가 한강, 북한강과 남한강 유적에서 출토되는데, 석촉형 석기와 곡옥형 석기이다. 이 석기가 석촉이 아닌 점은 함께 출토되는 단면이 육각형이며, 슴베가 들어간 것과는 확연 한 차가 있다 청동기시대 조기의 석기양상을 분석하면서 시니가이식 석총형 석기와 무경식만입석촉이 같이 분류(김민지 2012), 되었지만 두 석기는 단면과 평면형태, 인부 등에서 차이가 크다.


 석촉형석기는 미사리 A-1호, 아우라지, 철정리, 외삼포리, 연하리 유적 에서 출토된다. 모두 슴베가 편평하거나 약간 둥글게 처리된 것으로 단면도 편평하며, 인면을 제작한 흔적이 없다. 미사리 A-1호, 철정리 등지에서는 무경식 석촉으로 단면이 육각형인 것이 함께 출토되는데, 두 유물은 확연한 차이가 있다.
 뿐만 아니라 아우라지(그림 3-22)와 미사리 A-1호에서 출토되는 곡옥형 석기(그림3-21)도 시니가이 문화의 곡옥형 청동기와 관련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 시니가이 문화에서 모방 토제품은 곡옥형 청동기 뿐 만 아니라 청동단추(그림 3-25)도 있다. 아우라지와 미사리 유물은 연해주의 곡옥형 청동기를 모방했을 개연성도 있고, 연해주에 청동기를 모방한 토제품 뿐만 아니라 곡옥형 석제품(그림 3-43,43)과 관련이 있을 가능성도 있다.



 앞서 설명한 연해주 부리형 토제품과 석기는 평거동 유적 뿐 만 아니라 아우라지(그림 3-27~29), 천동리(그림 3-30) 등에서 석제품으로 출토된다. 한반도에서는 주로 석제품이 북한강과 남한강, 남강 등 광주산맥 이남에 존재한다. 평거동 유적에서 출토된 무공석도도 외삼포리(20), 아우라지(15~17,19), 종부리 등에서 확인된다.


 평거동에서 출토된 장타원형 갈돌도 아우라지(그림 3-26,31) 유적에서 출토된다. 장방형 갈돌은 긴 단면이 안쪽으로 휘어지며, 짧은 단면도 장방형이다. 이는 시니가이 문화의 서부 2유형인 하린 유적에서 출토된 바 있는데, 평면형태, 장축과 단축의 단면 등은 모두 유사하다.
 따라서 강원도 철정리, 아우라지, 천동리,종부리, 연하리 등지에서 확인된 연해주의 토기와 석기는 시니가이 문화의 서부 2유형이 모두 확인된다. 본격적으로 다루지는 않았지만 아우라지 유적에서는 흥성식 토기도 출토된 바 있다. 


 강원도에서 확인된 철정리 C지구 11호 토기는 시니가이 문화 서부 2유형과 유사 한 점을 미루어 판단하면, 평거동에서 확인된 시니가이 문화 동부 1유형의 토기 뿐 만 아니라 서부 2유형의 토기도 남강 유역에서도 확인될 수도 있다.
 연해주 내 혹은 북한동북부 지역에서 시니가이 문화의 서부유형과 동부유형이 결합된 유적이 확인될 가능성도 있다. 혹은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시니가이 문화의 서부1유형과 2유형 사이에 돌대가 구연단에 연접한 옹형토기가 주를 이루며 서부 2유형의 석기상을 포함한 유적군이 앞으로 확인되기를 기대해 본다.
 평거동 유적에서 출토되는 연해주 및 두만강 유역의 물질문화는 강원도를 통해서 인간이 이동했을 것이다. 그런데 이주는 단발적이지 않고 연해주의 동부 1유형부터 청동 유물이 동반된 시니가이 문화의 2유형까지 지속된다.


김재윤의 고고학 강좌

posted by 김재윤23

앞의 내용을 종합하면 평거동에서 출토되는 토기는 시니가이 문화의 동부 1유형과 유사하며 석기는 주로 서부 2유형과 닮아 있다. 그런데 평거동 유적에서 확인되는 연해주 청동기 문화의 토기와 석기가 유형의 차이가 있는가 하는 의문점이 생길 수 있다.


 이점은 필자가 평거동 유적에서 구연부 제작방법과 기형이 유사한 토기의 증거로  동부 1유형을 강하게 제시했기 때문이다.
  시니가이 문화 서부 2유형이 남강 유역에서 확인될 수 있는 개연성이 있다. 서부 2유형에서도 기형은 확인이 불가하지만 구연단에 연접해서 돌대를 부친 토기가 출토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7호에서 이중구연옹형토기와 함께 홑구연토기가 출토되는데, 이는 서부2유형 유적에서 확인된다. 그런데 평거동 유적의 홑구연토기는 너무 작은 편이며, 소량이라는 점은 평거동 유적에서 주류를 이루기 힘들다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시니가이 문화 서부 2유형의 토기 양상이 강원도에서 확인되는 점을 볼 때 남강 유역에서도 서부 2유형과 유사한 유물이 출토될 개연성은 있다. 서부 2유형을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철정리 유적인데, 이는 후술하도록 하겠다.
 앞서 지적한 대로 서부 1유형과 서부 2유형로 변화하는 가운데, 이중구연 옹형토기와 돌대문 옹형토기가 주류를 이루는 호형토기 등장 이전의 단계 유적이 발견된다면, 평거동 유적의 물질문화 양상은 오히려 서부지역과 더 가까울 수 있다. 이는 앞으로 연해주의 발굴자료를 기대코자 한다.
 돌대문토기 단계의 주거지도 서북계통을 지지하는 주요 근거였다. 그러나 시니가이 문화 서부 2유형인 하린 유적에서는 주거지에 주초석과 석상위석식노지, 동부 2유형인 루드나야 프린스턴 3층에서 장방형의 주초석 주거지가 확인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토기의 구연부 제작방법과 주거양상만으로 반드시 서북지방 계통임을 단정하는 것은 이르다.


 평거동 유적의 연대는 표1에 제시되어 있다. 평거동 유적은 시니가이 문화http://eastsearoad.tistory.com/148 보다는 약간 늦은 시점에 시작된다. 

표1. 남강 유역 청동기시대 가장 이른 시기 유적의 절대연대(고민정 2011 표4 재인용)
 

따라서 앞서 살펴본 평거동의 물질문화는 대략 3300 B.P.부터 서부경남까지 시니가이 문화가 내려왔을 가능성이 있으며, 단발적이지 않았고 청동유물을 공반한 2유형까지 지속적이었을 것이다.


청동기?

물론 이 유적에서는 출토되지 않지만 같은 남강 유역의 대평유적http://eastsearoad.tistory.com/129에서 출토된바 있다.


필자는 이 유물도 시니가이 문화가 남강 유역의 평거동 유적 뿐만 아니라 대평유적에서도 그 흔적을 남기고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이는 이미 언급된 바 있다.
그러나 그간 청동유물만이 강조되었기 때문에 그 실체에 대해서는 분명하지 않은 점이 많았다.
평거동 유적에서 시니가이 문화의 실체가 드러나고 있다면 대평유적에서 곡옥형 청동기가 확인되는 것도 설득력이 있는 것이다.


김재윤의 고고학 강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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