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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윤23
보이는 유물로 밝혀지지 않은 역사의 조각을 맞추고 있습니다.유라시아선사고고학전공. 러시아과학아카데미 역사학박사. 영남대학교 문화인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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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해 북안의 드네프르 강 유역의 기원전 4세기 스키타이 유적인 체르톰리크 무덤은 매우 복잡한 구조로 만들어졌다. 중심무덤방이 어딘지 모를 정도로 방 옆에 또 다른 방 들이 만들어진 구조이다. 그런데 완전히 같지는 않지만 앞서 소개한 바 있는 톨스타야 마길라 유적도 중심무덤방 옆에 또 다른 무덤방이 만들어지는 구조이다. 기원전 4세기의 유적이다.

 

체르토믈리크 무덤은 그 규모 뿐만 아니라 출토된 유물로도 유명한데, 고리트를 감쌓던 황금 장식판, 의례용 철검과 금제 검집이 함께 출토되었다. 무덤 입구를 통과하면 처음 들어가는 무덤방에서 남쪽에 위치한 일종의 감실(k)(그림 1)에서 발견된 것이다.

 

 

 

그림 1. 체르토믈리크 무덤의 평면도(Алексеев А.Ю., Мурзин В.Ю., Ролле Р. 1991, 필자편집, 본문의 내용대로 넘버링)

 

고리트의 본체는 나무와 가죽으로 만드러진 것이지만 남아 있지 않고 금판장식만 남아 있다. 상하단에는 동물투쟁문과 식물문양이 타출되어 표현되어 있다. 타출은 반대편을 도구로 두드려서 다른면이 튀어나오도록 하는 기법이다. 기본적으로 여러 판으로 제작된 것이다.

 

 

 

그림 2. 체르토믈리크 무덤에서 출토된 고리트 장식판(Алексеев А.Ю. 2012)

 

 

중앙은 그리스 신화의 한 장면이다. 주인공은 상단왼쪽 에 있는 활을 들고 있는 어린아이가 아킬레스다(그림 3-위). 두번째 장면은 스코로스 섬의 리코메데스 궁전에 아킬레스를 여장해서 숨기는 장면, 리코메데스의 딸 사이에서 아킬레스가 본래의 모습을 드러내고(그림 3-아래), 리코메데스 왕에게 아킬레스가 작별인사하는 모습이다.

 

 

 

그림 3. 그림 2의 상단(Алексеев А.Ю. 2012)

 

하단은 리코메데스의 아내이자 데이아미아(리코메데스의 딸로 그의 궁전에 숨어서 연애함, 아킬레스의 연인?)의 어머니인 여왕, 리코메데스의 다른 딸과 작별인사하는 장면이다(그림 4의 위). 벽에 기대고 있는 인물이 아킬레스이다. 마지막 장면은 여러 가지 해석이 있는데, 오디세우스와 디오메데스를 보여주고 의자에 앉아 있는 인물은 아가메논이라는 설이 있다. 또 아킬레스가 트로이왕 프리암(프리아모스)이 아들 헥토르의 시체를 돌려 받으러 온 장면을 그린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이란계 영웅서사시를 묘사했다는 설도 있다(그림 4의 아래). 하단의 마지막 장면은 파리스에게 화살을 맞아 죽은 아킬레스의 유골을 항아리에 운반하는 그의 어머니 테티스를 묘사한 장면이다(그림 5).

 

 

 

그림 4. 그림 2의 하단(Алексеев А.Ю. 2012)

 

 

 

그림 5. 그림 2의 하단 가장 마지막(Алексеев А.Ю. 2012)

 

이 유물을 분석한 알렉세예프는 유물이 제작된 곳은 보스포러스 왕국(케르치 해협에 위치, 스키타이 유목민족과 그리스 인이 특징이 함께 나타나는 문화적 특징, 대표적인 유적 쿨-오바)의 공방에서 제작된 것으로 본다. 다른 부족과 민족의 지도자들에게 의식적이고 권위 있는 물품을 배포해서 외교정책을 한 Perisade I(Paerisades I)때로 기원전 330~320년에 제작되고 배포되었던 것으로 본다.

 

체르톰리크 유적에서 출토된 유물은 스키타이 문양(동물)과 함께 그리스 신화가 묘사된 것으로 확실히 스키타이 특징만 나타난 지역에서는 제작되기 힘들었던 유물이다. 그래서 드레프르강 하류의 체르톰리크 유적이 위치한 스키타이 지역 보다는 당시에 그리스 문화의 특징이 나타난 캐레치 해협(흑해와 아조프해의 연결반도)보스퍼러스 왕국의 공방이 제작지였을 것으로 추정한 것이다.

 

앞서 소개한 바 있는 캐레치 해협의 기원전 4세기 쿨-오바 유적은 보르포러스 왕국의 무덤으로 여겨지는데 스키타이 차르의 체르톰리크 무덤과는 전혀 다른 무덤구조(포스팅 참고)이다. 확실히 이 시점에는 흑해 스키타이 지역은 각 지역마다 자신의 지역색이 뚜렷해졌다.

 

이 유물이 그리스 신화로만 구성되었다면 별로 재미없었을 것인데, 가장자리는 동물과 식물문양을 넣어서 장식했다는 점은 중요한 점이다. 특히 상단에 위치한 동물이 투쟁하는 문양의 특징은 스키타이 특유의 문양이다.

 

참고문헌

Алексеев А.Ю. 2012 : Золото скифских царей в собрании Эрмитажа. СПб: Изд-во Гос. Эрмитажа. 2012. 272 с. (알렉세예프 2012, 에르미타주박물관 소장 스키타이 차르의 황금유물 콜렉션)

Алексеев А.Ю., Мурзин В.Ю., Ролле Р. 1991 : Чертомлык. (Скифский царский курган IV в. до н.э.). Киев: «Наукова думка». 1991. 416 с.(알렉세예프, 무르진, 롤레 1991, 체르토믈리크(기원전 4세기 스키타이 차르의 무덤)

 

김재윤의 고고학강좌

posted by 김재윤23

스키타이 문화에서 기원전 4세기는 시베리아 알타이 뿐만 아니라 흑해 지역에서도 자신의 특징이 흐렷해진다. 우랄남부의 필리포프카 유적에서도 이 유적 보다 늦은 사르마트 문화에서 빈번하게 나타난 유물들이 벌써 나타나는 현상이 있었다.

흑해지역에서는 지난 여름에 소개해 드린 쿨-오바 유적에서 그런 현상이 나타났다. 흑해와 아조프해를 잇는 지역에 위치한 쿨-오바 유적은 아르타모노프가 스키타이 귀족의 그리스화라고 부를 만큼 그리스 유물이 많이 출토된 곳이다. 스키타이 유목민과 그리스적인 특징의 결합으로 ‘보스포러스 왕국’의 무덤이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2020/08/30 - [교과서 밖의 역사: 유라시아 스키타이 문화 서쪽/흑해의 전사] - 보스포러스 왕국의 사슴장식판

 

보스포러스 왕국의 사슴장식판

흑해의 크림반도 끝은 케르치 해협이라고 불리고 이곳을 케르치 반도라고 한다. 흑해와 아조프해를 연결하는 곳으로 다리처럼 생긴 지형이다. 이곳에는 스키타이 유목민과 그리스의 특징이 뒤

eastsearoad.tistory.com

 

 

흑해 지역에서 쿨-오바 유적과 같은 시기에 케르치 해협이 아닌 비교적 내륙으로 드네프르 강 유역의 체르톰리크 유적에서도 이색적인? 혹은 자신과 다른 색채의 유물이 왕창 발견되었다. 드네프르 강 하류에 위치한 유적이 위치한 곳은 평지이다. 높이 20m, 직경 350m의 고분이 들어섰다면 거의 산을 하나 만들었다고 볼 수 있다.

 

현재의 우크라이나 국경내에 위치하는데, 니코폴 시의 북쪽에 위치하며 1862~1864년에 걸쳐 발굴되었다. 유적을 발굴한 자벨린은 아래(그림1)와 같은 유적의 평면도(그림 1-2, 그림 2, 그림 3)와 단면도(그림 1-1)을 남겼다. 무덤의 외관은 봉분의 끝이 편평한 점은 이 지역의 기원전 7세기 유적인 켈레르메스 유적과는 비교된다.

www.google.com/maps/d/edit?mid=1dttrgVvoA6XC9xHPaMjvGlmKOfYBEVLl&usp=sharing

 

스키타이 문화의 유적 - Google 내 지도

원래 스키토-시베리아 문화권이라고 불리지만 용어가 어려워서 스키타이 문화권이라고 했음

www.google.com

 

그림1. 체르토믈리크 유적 단면도(위)와 평면도(아래), 평면도는 그림 2와 방향이 다름, 이 그림에서 북쪽은 오른쪽, 자벨린 작성( 알렉세프외 1991)

 

그림 2. 체르토믈리크 유적 평면도, 자벨린 작성( 알렉세프외 1991), 무덤을 둘러싼 호석을 벗기고 난 후 무덤 바닥의 평면도, 무덤의 입구는 ‘P’, 북쪽은 화살표의 끝방향

 

그림 3. 체르토믈리크 유적의 중심무덤방의 평면도, 자벨린 작성( 알렉세프외 1991), 그림2에서 가장 센터에 위치한 무덤방을 자세하게 그린 것이다.

 

유적의 중심부에 위치한 주인공의 무덤방은 깊이 11m 깊이에 위치하고 그림 3에서 알 수 있듯이 중앙에는 아무것도 두지 않고 4개의 무덤방을 따로 만들어 그곳에 유물을 부장했다. 그래서 도굴은 면할 수 있었다. 날개처럼 달린 무덤방은 일종의 동굴처럼 만든 장소이다(그림 3의 단면도 확인). 특히 북서쪽 방향에 위치한 무덤방은 안쪽으로 계속 연결되어 넓은 공간이 따로 마련되었다. 이곳은 북서쪽에 위치한 무덤의 입구(그림 2-P)와 연결되었다. 말이 매장된 곳은 중심무덤방의 동쪽에 따로 3개의 공간이 마련되었다.

북서쪽 방향에 위치한 무덤방은 주인공이 묻힌 곳인데, 통나무 무덤방 안에 여성이 매장되었다. 북서쪽 무덤방의 양쪽에 위치한 무덤방에는 남성이 매장되었고, 북서쪽 무덤방과 대각선으로 위치한 무덤방에는 동물뼈(개?)와 유물이 부장되었다. 주인공 무덤과 연결된 무덤방(무덤입구와 바로 연결되는 무덤방)에는 남성의 인골이 확인되었다.

 

유적에는 도굴의 흔적이 있었지만 무덤의 최상부를 뚫고 들어오다가 흙이 무너져서 붕괴되어서 중단한 흔적이 발견되었다. 복잡한 무덤 구조 덕분에 주인공이 매장된 곳과 이곳과 연결된 무덤방은 그대로 보존될 수 있었다.

 

 

그림 4. 체르톰므리크 출토, 고리트(활과화살을 함께 담는 스키타이 특유의  통)를 감싼 장식, 27.3×46.8cm

 

참고문헌

Алексеев А.Ю., Мурзин В.Ю., Ролле Р. 1991 : Чертомлык. (Скифский царский курган IV в. до н.э.). Киев: «Наукова думка». 1991. 416 с.(알렉세예프, 무르진, 롤레 1991, 체르토믈리크(기원전 4세기 스키타이 차르의 무덤)

Алексеев А.Ю. 2012 : Золото скифских царей в собрании Эрмитажа. СПб: Изд-во Гос. Эрмитажа. 2012. 272 с. (알렉세예프 2012, 에르미타주박물관 소장 스키타이 차르의 황금유물 콜렉션)

 

김재윤의 고고학강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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