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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윤23
보이는 유물로 밝혀지지 않은 역사의 조각을 맞추고 있습니다.유라시아선사고고학전공. 러시아과학아카데미 역사학박사. 영남대학교 문화인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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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베리아 투바에서 이상하게 만들어진 무덤은 기원전 9세기 중반부터 시작된다. 아르잔-1호도 실용성과는 거리가 먼 그런 무덤이다. 따지고 들면 의례행위 자체가 실용성과는 거리가 멀다.

 

기원전 일천년기에 유라시아 초원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르지만 무덤 만드는데 엄청난 에너지를 쏟아 부은 것 같다.

 

이상하게 만들어진 무덤은 투바 일대 수많은 곳에서 만들어진다. ‘울루그-호르움’이라고 불리는 사글리 바쥐 VI유적의 태양사원도 마찬가지이고, 그곳에서 멀지 않은 쿠이루그-헴 I유적도 마찬가지이다. 이곳에서도 지상에 넓게 돌로 덮은 무덤들이 발견되는데, 정작 시신을 안치하는 무덤은 간단하다.

쿠이루그-헴 I유적(우측 지도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에는 5개의 쿠르간이 겹쳐진 유구가 발견된다. 12호, 16호, 17호, 18호, 19호가 겹쳐진 것이다. 돌널무덤과 토광묘(돌 없는 무덤구덩이만 있는 무덤)의 상면을 화산암으로 덮은 것이다.

 

그림 1. 쿠이루그-헴 I유적, 12, 16~19호의 가장 윗면

 

 

그림 2. 쿠이루그-헴 I유적, 1-12호, 2-17호, 3-18호, 4-19호

 

그림 3. 쿠이루그-헴 I유적, 헬리곱터에서 찍은 사진 찍은 사진

 

 

 

16호와 17호(그림 2-2)는 무덤구덩이만 있는 토광묘이다. 16호에는 인골상태가 좋지 않은데, 발 부근에서 말뼈가 함께 발견되었다. 청동화살촉, 골제화살촉, 금제 구슬등이 함께 부장되었다. 17호는 이미 고대에 파손되었던 것으로 보이고, 인골도 거의 흐틀어진 상태이다. 머리아래에는 돌베개를 놓았던 흔적은 발견되었다. 청동화살촉, 그리핀 머리 장식, 골제 화살촉, 금제 구슬, 사향노루 송곳이빨로 만든 부적, 청동단검 등이 발견되었다.

18호(그림 2-3)에는 3기의 무덤이 하나의 봉분 아래에 설치되었다. 그 중에 2호와 3호는 어린아이의 무덤이다. 3기 모두 납작한 석판을 한판씩 세워 무덤의 구조물로 이용했다.

같은 돌을 이용한 무덤이지만 12호와 19호는 납작한 돌을 여러겹 둘러서 만든 돌널무덤이다.

 

16호,17호,18호(그림 1의 단면도)중에서 아래에 있는 16호와 18호가 가장 이르고, 17호는 가장 나중에 16호와 18호를 무시하고 만든 것이다. 18호 축조 당시 몰랐을 리가 없다. 봉분이 저렇게 만들어졌는데, 아마도 같은 가족관계이거나 했을 것 같다. 이 유적은 기원전 7~6세기라고 알려져 있다.

 

지상 위에 봉분을 축조하는 방법은 투바의 아르잔-1에서 시작되지만, 지하에 매장주체부를 만드는 행위는 2000년대 들어서서 발굴된 아르잔-2호에서 나중에 발견되기 전까지 투바의 우육분지 외곽 유적에서 관찰된 것이다. 투바에서 우육분지를 벗어난 곳에서 발견된 무덤은 지상위의 드러난 돌을 크게 만들고 지하의 매장주체부는 신경을 안쓰는 특징이 있다. 그 시대에 무덤에 대한 인식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참고문헌

 

Грач А.Д. Древние кочевники в центре Азии 1980(그라치 1980, 중앙아시아의 고대 유목민)

 

김재윤의 고고학강좌

posted by 김재윤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