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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윤23
보이는 유물로 밝혀지지 않은 역사의 조각을 맞추고 있습니다.유라시아선사고고학전공. 러시아과학아카데미 역사학박사. 영남대학교 문화인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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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베리아 투바의 사글리 바쥐II유적 1호는 유일하게 말이 매장된 무덤이다. 뿐만 아니라 통나무가 아닌 나무판을 이용해서 무덤방을 만들었다. 다른 무덤과 사뭇 다른 양상인데 출토유물은 어떤 것이 있을까?

 

1호 인골: 23-청동제 전투용 도끼, 28-철제품, 12-자작나무 주머니, 12-찢어진 은박지, 27-찌어진 금박지, 8-멧돼지 송곳니, 24-뼈제 단추

2호 인골: 11-청동제 전투용 도끼, 자루가 72.5cm로 매우 길다. 45-실크편, 47-청동제 거울과 모피주머니 조각, 모피외투조각, 48-구슬, 13-맹금류머리에 뱀의 몸통을 한 목제품, 18-맹금류 목제 장신구

3호 인골: 9-구슬, 10-구멍난 연옥, 16-청동제 나비모양 연결장식, 14,15-사슴 송곳니 2점, 17-가죽제 케이스, 그 외에 골제 화살촉(단면 삼각형, 1~4,6) 5점이 발견된다. 무덤방의 북쪽에는 토제 항아리(21,22)가 발견되고 가까운 곳에는 철제칼과 양의 엉덩이뼈(29)가 확인되었다.

 

말도 마구를 착장한 상태였는다. 1호 말: 청동제 재갈과 34-청동제 재갈과 세트인 재갈멈치, 목제로 S자형이고 끝에 그리핀 머리로 장식된 것이다, 철제 재갈, 39-목제로 된 안장 조각, 2호 말: 36-철제 재갈로 끝이 구버러진 것이다. 33-원형고리, 35-골제 장식판, 30-골제 나사모양의 원판제품

 

그림 1. 사글리 바쥐 II유적 1호 출토품

 

말이 부장된 1호 유적은 분명히 다른 무덤과는 다른 의미가 있지만 유물에서는 크게 드러나지 않는다. 그리핀이 발견되고, 실크로 된 옷, 모피코트 등은 분명히 있어보이는 유물이지만 늘 의심이 든다. 이게 현재 우리가 생각하는 비싼 물건의 기준인데 그때도 그랬는지.

 

예를 들면 청동기시대 주석과 같은 광물자원이다. 청동기시대 중앙아시아의 고대 세계를 연결하는 매개품은 여러 종류가 있겠지만 그 중에 비중이 큰 유물은 주석이었다. 주석은 당시에 같은 무게의 은 10배 가치에 해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데이비드 앤서니 2015). 청동제작을 위해서 주석은 필수 품목이었다. 비소를 섞은 청동과 주석을 섞은 청동은 전혀 다른 물건이었기 때문이다.

 

말타는 사람에게 쉽게 찢어지는 실크가 얼마나 실용적인지는 잘 모르겠다. (이런 허접한 무덤에도 실크가 들어있는거 보면 그냥 평범한 물건이었을지도.)

비슷한 시기로 멀지 않은 몽골의 울란곰 유적에서도 말을 매장하는 경우는 없었는데, 어쩌면 1호 무덤을 만든 사람들은 알타이에서 무덤 만드는 장면을 보았던지, 혹은 어떤 비법처럼 전해져 온 것을 알고 있었을 것 같다. 

 

참고문헌

Грач А.Д. Древние кочевники в центре Азии 1980(그라치 1980, 중앙아시아의 고대 유목민)

데이비드 W. 앤서니(저), 2015, 󰡔말, 바퀴, 언어: 유라시아 초원의청동기 기마인은 어떻게 근대 세계를 형성했나󰡕, 에코리브르.

 

 

김재윤의 고고학강좌

 

posted by 김재윤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