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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윤23
보이는 유물로 밝혀지지 않은 역사의 조각을 맞추고 있습니다.유라시아선사고고학전공. 러시아과학아카데미 역사학박사. 영남대학교 문화인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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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적은 남쪽에서부터 북쪽 방향으로 가면서 유적을 설명하고, 강을 기준으로는 상류에서 하류로 가면서 설명하고자 한다.


 시호테 알린 산맥에 위치한 성은 유적의 입지에 따라서 산지성, 평지성과 그 중간형인 곶 성으로 나눌 수 있다. 이 중에서도 지형적 입지특징에 따라서 돌출부, 고개, 산마루에 위치한 곳인지 등을 세분할 수 있다. 그 하위분류로 성곽의 평면에 따라서 방형, 장방형, 다각형, 부채꼴형, 반원형, ㄷ 자형, 개방형 등으로 나눌 수 있다. 평면크기에 따라서는 소형, 중형, 대형으로 나눈다. 성 내부 특징에 따라서는 단순형, 장대형으로 나누고, 좀 더 세분해서는 내성과 보루 등 성의 부속시설물의 유무도 설명코자 한다. 성벽의 부속 시설물은 아무것도 설치되지 않은 단순형, 집석 시설 및 투석기, 치, 문 등이 축조되었는지도 밝힌다. 성벽의 축조방법은 1) 단순한 흙, 2) 자갈돌, 3) 다듬지 않은 돌, 4) 토석혼축법, 5) 돌을 비스듬하게 들려 쌓는 것 등으로 나눈다. 성의 기능은 1) 군사적 행정관청 2) 방어-감시기능 3) 경계기능 4) 자연적 성 5) 취락 방어용 으로 구분할 수 있다.

I. 브루실로프카(Брусиловка, Brusilovka) 강 유역

브루시로프카 강은 작은 강으로 동해로 흘러 들어가는 제르칼나야 강의 수계 남쪽에서부터 20km 떨어진 곳에 위치한다. 강의 길이는 총 30km이다. 강의 상류는 산맥과 일치되는 방향으로 동쪽으로 흐르지만 중류 부터는 동해쪽(강의 흐름에서는 남쪽)으로 방향이 바뀌었다. 강의 계곡너비는 약 2km가량으로 좁다. 강 상류에는 산맥에서 강이 떨어지며 폭포가 형성되었고, 계곡에는 늪이 많고, 강의 하구에 석호가 형성되었다. 산 정상부에서 시작된 강의 집수지 바닥은 움푹 들어갔으며 강 하류는 편평하다. 산의 높이는 200~500m.  브루실로프카 강은 연해주 북동지역의 남쪽 경계이며, 시호테 알린 산맥과 동해 사이를 가르고 있다.
 브루실로프카 강 유역(유적 분포도 1번)에서 성이 하나 확인되었다.
 

그림 15. 브루실로프카 강 유역과 성곽의 위치


1. 브루실로프카 성
 유적은 올가 지구의 브로실로프카 마을에서부터 북서쪽으로 1km 떨어진 곳이고, 동해로 부터 12km 가량 떨어진 곳이다. 브루실로프카 강(토파우자)의 상류 우안에 위치한다(지도, 사진 1). 성은 이미 지역 주민들이 잘 알고 있었으며, 지도에도 마치 요새처럼 표시되어 있다. 1958년에 안드레예프를 단장으로 한 극동고고학발굴단(ДВАЭ)에서 처음으로 조사하였다. 그 뒤에 1983년 갈락티오노프가 처음으로 유적의 평면도를 작성하였다. 
 2003년에 아무르-연해주의 고고학탐험대에서 지표조사를 실시하면서 정확한 평면도를 재작성하였다.
 성은 평면 방형으로 한 면의 길이는 170m이고, 성의 네모서리가 정방향이다. 성벽의 일부에는 2중 해자로 인해서 성벽이 3개가 확인되는 곳도 있다. 기본적으로 가장 안쪽이 기본 성벽이고, 부분적으로 2줄의 성벽이 확인되는 곳은 해자가 2중으로 설치되었기 때문이다. 성벽의 절개면이 부분적으로 확인된다(그림 16)
 북서쪽과 북동쪽, 남서 성벽은 성벽의 가장 외벽을 돌로 쌓았다. 그러나 남동쪽 성벽은 높고 낮은 범람지대와 접하고 있다. 북서쪽 성벽은 물이 직접적으로 닿는 곳은 아니지만 늪지대와 접하고 있어서 기본적인 성벽만을 축조했던 것으로 판단된다. 이 곳에 2개의 문지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데, 지금은 함몰된 것처럼만 보인다. 너비는 5~7m, 깊이는 0.5m이다. 보벽은 이곳에서 확인된다.
 성벽의 남쪽과 동쪽 부분은 범람원 지대에 위치하고 있고, 아직도 작은 강이 흐르고 있기 때문에 고대의 해자 기능을 하고 있는 것이 확인된다. 남서쪽 성벽은 강과 직교하는 방향으로 접하고 있어서, 성벽과 보벽 사이에 물을 흐르게 하기 위해서는 성벽을 절개해야 만 했다. 이 물의 방향은 성의 남쪽 모서리에서 방향을 틀어서 남동쪽으로 흘러 들어간다. 성의 동쪽 모서리에도 성벽 사이에 절개면이 있는데, 브루실로프카 강의 물이 떨어지게 하기 위한 장치로 생각된다. 남동쪽 성벽의 중앙이 가장 낮다. 이것은 성의 물이 모이도록 인위적으로 낮게 만들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성 내부에는 우물로 추측되는 구덩이가 2기 확인되었는데, 직경 1.5~2m, 깊이 1m 가량이다. 성의 북동성벽은 강의 늪지대를 따라서 형성되었는데, 자주 범람하는 곳인데, 성벽의 방향을 이곳에서 동쪽으로 틀음으로 해서 이러한 범람을 막으려 했던 것으로 생각된다.
 성의 내부는 남동 방향으로 편평하게 점차 내려가고 있다. 성의 남동쪽은 너비 20×10m, 25×15m의 타원형 둔덕이 확인된다. 이곳을 멧돼지가 파헤치고 것으로 보이는 구덩이에서 아주 붉고 두터운 토기편이 확인되었다. 기본 성벽의 내측 높이는 1~1.7m이고, 외측 높이는  1.8~2.4m가량, 하단부의 너비는 10m이고, 정상부의 너비는 1~1.5m이다. 성의 외벽인 보벽은 아주 낮은데, 0.4~0.9m로 울퉁불퉁하다. 기본 성벽의 중간부분은 낮은 곳이 일부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높고 일정하다. 해자는 성벽을 따라서 설치되어 있는데, 바닥은 좁은 편이다. 깊이는 성벽의 높이와 관련되어 있다.
 


그림 1. 브루실로프카 성곽의 평면도와 단면도

● 브루실로프카 성은 평지성으로 방형이고, 평면적은 21,000㎡이다. 치는 확인되지 않는다. 평면이 매우 단순한데 성의 내부 마을이나 기타 방어시설 등이 확인되지 않고, 문지도 아주 단순하다. 또한 성벽과 해자도 물의 범람과 매우 관련 있어 보인다.
    성의 평면형태, 출토된 토기로 보아서 발해문화와 관련된 것으로 보이고 그 연대는 7~10세기로 생각된다. 이 성곽의 입지로 보아서 제르칼나야 강 유역의 발해 도시 혹은 취락의 가능성이 있을 수 있다. 왜냐하면 브루실로프카 강은 제르칼나야 강과 수원지가 같다. 사도바야 수원지에서 뻗어 나온 것으로 오른쪽 지류가 제르칼나야 강이고, 왼쪽이 브루실로프카 강이기 때문이다. 중세시대 이른 시기에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 도로가 브루실로프카 강을 따라서 바다까지 나 있고, 루드나야 강의 오른쪽 지류인 모나스티르카 강의 테튜힌 고개까지 이어지는 것으로 생각된다.


김재윤의 고고학 강좌

posted by 김재윤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