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화가 에피테토스가 그린 red figure 접시, 지름 19.5cm, 기원전 520-550년, 중부 이태리 Vulci에서 발견. 카니노와 무시냐노의 5대 왕자 나폴레옹 샤를 보나파르트의 수집품에서 1937년에 구입.
사진은 그리스 토기이다. 검은색 바탕에 붉은색으로 달리면서 활을 쏘고 있는 여성(남성으로 보는 사람도 있음)을 그린 것이다. 필자는 그리스 토기는 전혀 모르지만, 스키타이 사람들의 모자 때문에 인접한 지역의 자료를 찾아 볼 수? 밖에 없다.( 에르미타주 박물관에 흑해지역 자료에 엄청나게 널려 있던 그리스 토기들이 아른거린다.)너무 이질감이 느껴지는 토기들이다. 사진 속의 유물은 브리티시 뮤지엄에 소장된 것으로 기원전 520~550년에 만들어진 것이다. 발견된 장소는 이태리 중부의 Vulci 라는 곳이다.
그리스 토기는 대개 그림이 그려져 있는데, 전문화가가 그린다고 한다. 토기를 만드는 사람과 토기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 따로 있는게 대부분인데 이 접시에 그림을 그린 사람은 Epiktetos라는 화가이다. 스키타이 여성궁수 왼쪽과 오른쪽에 서명이 있다. 그는 매우 유명한 화가인데, 기원전 520~490년에 활동했다. 토기에 그림을 그리는 화가는 자신이 애호하는 토기의 기형이 따로 있다고 한다. 화병에만 그리는 사람, 접시에만 그리는 사람 등등...그리스 토기는 기형에 따라서 이름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한국어로 바꿔 부르기 어렵다. 우리나라에는 없는 기형이기 때문이다. 에픽테토스는 만들기도 하고 그림도 그렸다고 한다.
그림 속의 스키타이 사람 때문에 주마간산처럼 그리스 토기를 간략하게 설명했다.(혹시 나중에 한 백년 지나면 우리나라 학생들도 전공하지 않을까?재밌을 꺼 같다).
이 접시 속의 스키타이 모자를 보면 분명히 높은 모자인데, 정수리 부분이 말려 있다는 것을 정확하게 그리고 있다. 페르시아 인장이나 베히스툰 비문(아래 포스팅 참고)에는 분명히 고깔모자의 정수리가 높이 서 있다. 아마도 고깔모자의 재질이거나, 아니면 안쪽에 높이 세울 수 있는 장치 같은 것이 있었을 것이다. 유라시아 고대 민족들의 의복을 연구한 야센코는 빳빳한 재질로 만들면 높이 세울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녀가 입고 있는 복장은 아테나의 화가들이 스키타이 사람들을 그릴 때 많이 그렸다고 한다. 커티스에 따르면 복장 자체는 Medes의 복장이다. 화살은 스키타이 활통인 '고리투스'이다. 커티스는 이 그림은 스키타이 사람의 정체성을 많이 잃어버린 것이라고 했다. 커티스의 말에는 동의한다.
하지만 기원전 6세기에 스키타이 사람들이 자신의 정체성을 잃어버린 것은 아니다. 흑해 북쪽에서 그리스 문화가 정신없이 등장하면서 스키타이 문화가 점점 옅어지는 시기는 기원전 4세기 이후이다. 아마도 토기에 그림을 그린 그리스 화가들이 스키타이 사람들을 잘 모르지 않았을 까 하는 생각도 든다. 실제로 그곳까지 가 본적이 없다면....
베히스툰 비문-->
2022.10.17 - [고깔모자와 코트] - 다리우스 1세와 스키타이 왕
참고문헌
Яценко С.А. 2006 : Костюм древней Евразии (ираноязычные народы). М.: 2006. 664 с. («Культура народов Востока»)(야센코 2006, 유라시아의 고대 의복)
Forgotten Empire: the World of Ancient Persia (London 2005) (edited by John Curtis and Nigel Tallis)
К.С. Горбунова. Чернофигурные аттические вазы в Эрмитаже. Каталог. Л.: «Искусство». 1983(고르부노바, 에르미타주 박물관 소장 고대 그리스 black figure 토기)
김재윤의 고고학 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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