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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윤23
보이는 유물로 밝혀지지 않은 역사의 조각을 맞추고 있습니다.유라시아선사고고학전공. 러시아과학아카데미 역사학박사. 영남대학교 문화인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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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원전 5세기경 알타이에는 독특한 파지리크 문화가 존재했다. 이 문화는 필자의 생각에는 스키타이 문화권에서 가장 중요한 지역문화 중에 한 곳이다. 청동기시대부터 주로 사용되었던 동물문양은 파지리크 문화에서도 지속적으로 사용되었다.

 

그런데 알타이의 파자리크 유적에는 지역문화만 발견되지 않고 꽤 멀리 있는 지역의 유물도 발견되는데, 특이하게도 페르시아 지역에서 보이는 것들이 발견된다. 그 중에 하나가 카페트나 패브릭 종류인데 알타이에서 페르시아 문양을 차용해서 짠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반대로 페르시아로부터 가져왔을 것이라는 연구자들도 있다. 그런데 반드시 그런 것 같지도 않다.

 

파지리크 유적을 발굴한 루덴코는 유물을 상세하게 관찰하는 연구자인데, 5호에서 출토된 패브릭의 문양(그림 1) 중에서 앗시리아의 향로를 발견했다. 앗시리아의 아슈르바니팔 궁전(현대의 이라크 Kuyunjik)과 사르곤 II세(현대 Khorsabad)의 궁전에서 발견되었다(그림 2).

 

그림 1. 파지리크 유적 5호의 양모 패브릭

 

그림 2. 아슈르바니팔(a)과 사르곤 II세(b)의 궁전

 

아슈나팔 궁전에 그려진 부조에는 제단에 불꽃이 타오르고 옆에 향로 속에 신성한 횃불이 타오르는 장면을 묘사하고 있다. 옆에는 두 명의 사제 혹은 숭배자가 손을 들고 있어서 신을 향해서 기도하는 장면인 것을 알 수 있다. 사르곤 II세의 궁전에도 비슷한 장면이 돋을 새김으로 있었다.

 

필자가 보기에도 향로가 완전히 같지는 않지만 유사해 보인다.

 

가장 비슷한 향로는 클레르크가 수집한 실린더 모양의 도장에 새겨진 것이다. 아나히트를 묘사한 것으로 기원전 5세기 전반의 유물로 알려졌다(그림 3).

 

그림 3. 클레르크 수집품. 실린더 모양의 도장중에 일부.

 

 

필자는 파지리크 유적 5호에서 발견된 양모천은 앗시리아의 궁전벽화보다는 흑해지역의 켈르레메스 유적에서 나온 유물과 더 비교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아시다시피 켈레르메스 유적은 스키토-시베리아 문화권내에서 흑해지역에서 가장 오래된 유적 중에 한 곳이다. 켈레르메스 유적에서 나온 유물 가운데 철제 검의 검집을 주목하고 있다. 이 유물은 우라르투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우라루투 신(칼디 신)이 그려진 채 발견되었다. 중앙에 생명의 수를 향해서 두 사람이 서로를 마주하고 있다.

 

그림 4. 켈레르메스 유적의 검 집 중에 일부

 

2021.12.13 - [교과서 밖의 역사: 유라시아 스키타이 문화 서쪽/켈레르메스 유적과 유물] - 켈레르메스 유적의 검에 발견된 칼디 신

 

 

파지리크 유적 5호의 양모 천에 그려진 여성들도 한 손은 하늘을 향하고 있고 다른 한 손에는 어떤 물체를 들고 있으며 아래를 향한다. 이 모습은 칼디 신이 그려진 우라르투의 사르두우리 II세의 헬멧에서 발견된 것과 더 흡사하다(포스팅 참고).

중앙에 숭배의 대상을 두고 서로 마주보는 구도는 켈레르메스 유적에서 발견된 우라르투 제작의 검에서 보는 것이 더 흡사하다. 하지만 향로나 여성의 복장은 아나히트와 비교된다. 그런데 이 여신은 아케메니드 왕조 뿐만 아니라 우라르투가 있던 아르메니아에서도 믿음의 대상이 되었다.

 

파지리크 유적에서 나온 양모천의 그림은 어느 것과도 완전히 일치 하지 않는다. 때문에 기원전 7세기경에 우라르투로 부터 전해진 문양과 아나히트 문양을 적절하게 다시 재해석 했을 수도 있다.

 

참고문헌

Руденко С.И. 1961 : Искусство Алтая и Передней Азии (середина I тысячелетия до н.э.). М.: 1961. 68 с(루덴코 1961, 기원전 일천년기 알타이와 근동의 예술)

 

 

 

김재윤의 고고학 강좌

posted by 김재윤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