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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윤23
보이는 유물로 밝혀지지 않은 역사의 조각을 맞추고 있습니다.유라시아선사고고학전공. 러시아과학아카데미 역사학박사. 영남대학교 문화인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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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해 스키타이 문화의 유적 중에 가장 이른 켈레르메스 유적에는 당시에 인접한 지역의 유물들이 다 있는 듯 하다. 코카서스 남쪽의 우라루투에서 제작한 철제 검, 앗시리아의 금제 그릇, 그리스의 디아뎀 등이다.

 

그런데 철제 검은 아키나케스라고 불리는 스키타이 단검으로 검날 멈추개가 나비 모양으로 생긴 것이다. 철제 검은 화려한 황금 검집 속에 들어가 있는데, 검집에는 우라루투의 칼디 신을 형상화 한 문양, 생명의 나무, 스키타이 사슴 등 복합적인 문양이 들어가 있다.

 

켈레르메스 유적과 같은 시기의 멜구노프 유적에서는 거의 유사한 철제 검(검집 포함)(그림 1,2)이 발견되었다.

 

그림 1. 멜구노프 유적의 철제 검

 

 

그림 2. 멜구노프 유적의 철제 검 입구

 

그림 3. 테이시바이니 유적 출토 청동상, 테이시바 신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사슴의 표현방법과 철검의 동체부에 새겨진 반인반수, 검집의 입구에 표현된 신의 모습 등에서 차이가 있다. 특히 검집 입구에 있는 날개 달린 남성은 손에 무기를 들고 있는데(그림 2), 테이시바이니 유적에서 출토된 테이시바 신(그림 3)과 같은 물건이다. 또 검집의 입구에는 머리를 돌리고 있는 산염소(그림 2)는 켈레르메스 유적의 투부에 있는 염소와 많이 닮았다.

 

다시 켈레르메스 유적의 투부를 살펴보면 투부의 머리에는 염소 뿐만 아니라 도끼를 들고 있는 남성(그림 4의 왼쪽)도 발견된다. 또 염소가 하고 있는 자세도 중간에 나무를 두고 서로를 마주보는 장면(그림 5)은 우라루투에서 발견된 모습과 같다. 생명의 나무를 중앙에 두고 서로를 마주보는 두 신의 모습으로 치환할 수 있다.

 

그림 4. 켈레르메스 유적의 투부 머리쪽

 

그림 5. 켈레르메스 유적의 투부 머리쪽(좌)과 끝 부분(우)

 

그림 6. 그림 4,5와 같은 유물, 투부의 손잡이 부분문양

 

 

그렇다면 켈레르메스 유적에서 나온 투부가 앗시리아적인 특징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특히 앗시리아와 우라루투는 비슷한 종교적 믿음을 가졌다고 알려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투부에는 완전한 스키타이 사슴 장식은 없는데 이 점은 철제 검과 다르다.  투부의 머리부에 발견된 사슴장식(그림 4의 오른쪽)은 다리를 접고 있는데, 스키타이 사슴 자세이지만 이 사슴은 다리와 몸통 사이에 2줄의 침선이 있어서 표현법에서 스키타이 동물장식과는 다르다. 그래도  이 사슴은 투부의 손잡이에 새겨진 사슴(그림 6)과는 확연한 차이가 있다.

 

물론 이 투부가 앗시리아에서 제작되었을 수는 있지만 우라루투의 신(神), 스키타이 사슴의 자세를 취한 앗시리아 사슴장식, 염소와 나무의 배치 등 결국 앗시리아에서도 우라루투와 스키타이 동물장식을 염두해 두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참고문헌

Алексеев А.Ю. 2012 : Золото скифских царей в собрании Эрмитажа. СПб: Изд-во Гос. Эрмитажа. 2012. 272 с. (알렉세예프 2012, 에르미타주박물관 소장 스키타이 차르의 황금유물 콜렉션)

Артамонов М.И. 1961 : К вопросу о происхождении скифского искусства. // Omagiu lui George Oprescu cu prilejul împlinirii a 80 de ani. Bucureşti: Editura Academiei Republicii Populare Romîne. 1961. P. 31-46.(아르타모노프 1961, 스키타이 예술 기원에 대한 질문)

 

김재윤의 고고학강좌

posted by 김재윤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