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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윤23
보이는 유물로 밝혀지지 않은 역사의 조각을 맞추고 있습니다.유라시아선사고고학전공. 러시아과학아카데미 역사학박사. 영남대학교 문화인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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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0.06.10 시베리아 스키타이문화의 무덤 복원

 

시베리아의 2700년 전 무덤인 아르잔-2호는 직경이 80m나 되는 거대한 무덤이다. 무덤을 둘러싼 경계석 아래에서도 무덤이 발견되었다. 22호 무덤에서는 여성의 두개골에 구멍이 4개나 뚫린 채로 매장된 것이 확인되었다. 호석아래의 무덤은 24호를 포함해서 5기인데, 24호에서도 투부에 머리를 맞아서 구멍뚫린 두개골이 발견되었다. 주인공 무덤방 5호외에도 유적에는 여러 시설물이 무덤 경계석 안에 있다.

 

그림 2에서 아르잔-2호의 평면도에는 호석 담벼락을 따라서 특히 동쪽벽에 노란색 점들이 발견된다. 그 곳은 호석 사이에서 유물이 출토되었다. 유물매납지 혹은 ‘퇴장’지라고 한다. 이곳에서는 주로 마구가 출토되었다.

 

 

 

그림1. 아르잔-2호 출토 유물퇴장지1호

 

 

아르잔-2호는 매우 간단하게 구조를 설명하면 무덤구덩이를 파고 벽을 두른 후, 점토로 단을 쌓고, 가장 마지막에 돌을 쌓아서 채운 구조이다. 그림 2에서 각 지점의 벽 구조를 알 수 있다.

 

 

 

 

그림 2. 아르잔-2호, 무덤 경계석의 구조

 

5호 무덤을 중심으로 무덤의 경계에 두 줄로 높이 1m가량의 벽을 쌓았다. 그림 1-2~6에서 각 지점의 벽 단면도인데, 벽을 쌓는 방법을 알 수 있다. 그림 1-4는 그림 1-3과 같은 지점의 사진이다.

 

그림 2-6은 A-G라인을 찍은 사진인데, 납작한 판석을 빼곡히 채워서 무덤을 덮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림 3-2에서도 확인 가능하다.

 

 

아르잔-1호와 비교해보면, 무덤방을 지상으로 쌓은 점은 아르잔-2호와 가장 큰 차이점 이지만, 납작한 판석을 채워서 무덤상부를 덮었다는 점은 같다.

 

그런데 그림 2에서 보면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 있다. 물론 필자가 아직 모든 무덤을 다 설명하지 않았다. 아직 설명하지 않은 부분은 말무덤과 무덤방 13호, 무덤방 20호 등은 좀 설명이 필요하지만 그래도 주인공 5호 뿐만 아니라 구조상 알아야 할 부분은 다 설명을 했다.

 

왜 이렇게 빈 공간이 많을까?

 

아르잔-1호에서는 주인공 무덤방을 중심으로 방사상으로 뻗어가는 구조이기 때문에 대부분 무덤과 관련된 시설물이 있고 그 위를 판석(납작한 돌)으로 덮었다. 아르잔-2호는 무덤의 경계 안에 주인공 무덤 및 여러 무덤을 제외하고 공간이 너무 많이 남는다.

 

그림 3-1에는 필자가 붉은색 화살표와 주황색 화살표를 표시해 놓은 곳이 있다. 붉은색 화살표가 가르키는 곳은 점토가 짙은 색을 띄고, 주황색 화살표는 흙색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시 무덤평면도를 보면, 무덤 평면도 안에는 점선으로 된 라인이 있는데, 1번은 점토가 바닥에서 확인된 라인이다. 2번 라인은 무덤의 단면상에서 확인된 점선라인이다. 1과 2번 점토라인이 다른 이유는 무덤경계벽이 무너지면서 점토로 채운 구조물이 허물어지면서 생기게 된 차이로 볼 수 있다.

 

 

 

그림 3.아르잔-2호, 무덤의 구조

 

즉, 무덤은 단순히 무덤경계에 벽을 쌓고 납작한 돌을 채워서 만든 것이 아니라 그 내부에 점토를 쌓았던 구조물이 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발굴책임자인 추구노프가 생각하는 무덤의 완성된 모습은 그림 4의 첫 번째이다. 기억하시겠지만 무덤 경계벽 바깥에 있던 동그랗게 돌아가는 돌도 무덤의 일부라고 생각한다. 1단계에서는 북쪽 가장 안쪽에 위치한 주인공 무덤이 만들어졌다.

 

2단계에서는 만들어진 무덤방 안으로 주인공이 들어가고 이때 많은 무덤이 동시에 만들어졌다. 무덤방 9호와 무덤방 10호도 같이 만들어졌다. 무덤방 9호와 10호는 아직 설명을 하지 않았는데, 유일하게 아르잔-2호에서 도굴되었던 무덤이다. 이 곳의 위에는 사슴돌이 있었는데, 아마 도둑에게는 표지석처럼 보였을 것이다. 원래 사슴돌은 마운드의 중앙에 있었고, 무덤벽이 무너지면서 사슴돌도 이동했던 것으로 보인다. 무덤방 9호에는 남서쪽에 복도처럼 터널이 있고, 무덤방 10호 부근에서 인골과 호박제 구슬 등이 발견되었는데, 이 인골은 무덤 15호의 것으로 도굴당하는 과정에서 생겼다.

 

 

 

 

 

그림 4. 아르잔-2호 의례복합체의 장례식 단계 및 복원도(추구노프)

 

 

3단계는 장례식이 끝나는 단계로 무덤의 중앙에 직경 45m로 점토구조물을 쌓아올렸다. 가장 높은 사슴돌을 중앙에 배치했고, 중앙의 제단을 둘러싸나 원주모양에도 다른 사슴돌을 세워서 표시했다. 이 단계에서 무덤방 11호의 9달 된 아이의 매장(순장)이 이루어졌다. 추구노프는 어린유아는 희생물이었던 것으로 추정한다. 3단계에서 여러 무덤방이 만들어졌던 것으로 생각된다.

 

 

 

네 번째 단계에는 말이 의식이 있었는데, 이 위해서 남동쪽 벽을 일부 허물어뜨리고 다시 재건했던 것으로 생각된다. 마지막 단계에서 말을 매장을 위한 무덤방 16호를 만들었다. 내부는 나무로 된 무덤방이고 그 위를 점토와 돌로 덮었다. 말 매장을 끝낸 후에 무덤전체를 판석으로 둥글고 납작한 모양이 되도록 채웠고, 그 위를 점토로 덮고, 다시 돌로 마지막에 마무리했다(그림 5-1). 그 중앙 상부에는 사슴돌을 배치했다. 아르잔-2호는 이후의 시대에도 무덤으로 이용되었다(무덤배치도의 녹색 점은 이후의 시대 무덤이다.) 하지만 후대의 무덤이 스키타이 시대 무덤을 파손하지는 않았다.

 

 

 

그림 5. 아르잔-2호의 단면도

 

아르잔-2호는 단계별로 장례를 치뤘던 흔적이 확인되고, 단순히 무덤 뿐만 아니라 의식과 관련된 구조물(제단)이 발견되어서, 의례복합체라는 용어를 쓴다.

 

참고문헌

Чугунов, К. В. “Аржан-2: реконструкция этапов функционирования погребально поминального комплекса и некоторые вопросы его хронологии.” Российский археологический ежегодник . СПб: Издательство СПб ГУ, 2011, С. 262-335(추구노프 2011, 아르잔-2호: 무덤의 축조과정 복원과 절대연대에 대한 질문)

Чугунов К.В., Парцингер Г., Наглер А. 2017 : Царский курган скифского времени Аржан-2 в Туве. Новосибирск: ИАЭТ СО РАН. 2017. 500 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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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재윤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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