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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윤23
보이는 유물로 밝혀지지 않은 역사의 조각을 맞추고 있습니다.유라시아선사고고학전공. 러시아과학아카데미 역사학박사. 영남대학교 문화인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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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머리'에 해당되는 글 1

  1. 2020.04.09 시베리아 알타이의 2500년 전 무덤 속, 말 머리방향?

 

 

2500년 전 시베리아에서는 무덤속에 사람 뿐만 아니라 말도 함께 매장했다. 이런 무덤이 확인되는 곳은 해발 1500m의 파지릭 계곡, 2500m의 우코크 고원에 위치한다. 전자에는 파지릭 유적, 후자에는 이미 설명드린 바 있는 아크 알라하 3유적과 아크 알라하 1유적이 있다. 아크 알라하 1유적의 2호분은 남자아이의 무덤인데도 말이 부장되었다. 유목을 기본으로 하는 생업환경에서 동물은 그들의 재산이자, 문화 전반에 동물에 대한 표식이 남아 있다.

 

파지릭 5호분의 무덤구덩이 북쪽에는 말은 9마리 매장되었다. 9마리 가운데서 1마리를 제외하고는 모두 재갈을 비롯한 굴레, 안장, 머리장식을 착장했다. 말은 번호가 매겨져 있는데, 가장 아래에서 확인된 IX번 말이 머리장식까지 있어서 화려하게 치장되었다. 무덤안에 4륜 마차가 함께 매장되었고 이를 끌던 말이라고 생각하면, IX번 말은 가장 선두였을 가능성이 크다.

 

무덤구덩이는 기본적으로 무덤방을 설치한 후 남는 공간을 이용해서 매우 좁다. 말 9마리와 마차를 부장하기 위해서 층층이 쌓아서 넣었다. 무덤방의 바깥에 무덤위의 돌을 지지하기 위해서 수직으로 세운 세 개의 기둥이 기준이 된다. 무덤구덩이의 북쪽에서 동쪽 절반은 세 마리 말이 머리 방향이 동과 서로 교차되게 해서 묻혔다. 가장 아래의 말은 IX번 말로 머리방향이 서쪽을 향하고 배는 바닥에 깔고 있고, 그 위에는 머리를 동쪽으로 하고 등을 아래말쪽으로 향하도록 했다. 다시 그 위의 말은 머리가 서쪽으로 향하고 등을 아래로 향하도록 배치되었다. 기둥 뒤에는 동쪽을 향하고 있는 IV번 말만 넣었다. 기둥을 넘어선 서쪽에는 말 3마리가 쌓였는데, 가장 아래의 VIII번 말은 배를 바닥에 깔고 서쪽으로 향하고 있으며, 그 위의 말은 등을 바닥쪽으로 향하고, 머리는 동향이다. 말 위에는 마차가 분해한 채로 부장했고, 그 남은 공간인 가장 서쪽에 말 2마리가 서로 머리를 다른 방향으로 해서 부장되었다. 위에 있는 말은 말 머리가 무덤구덩이의 입구로 향하고 등이 하늘로 보도록 하는 자세이다.

 

말은 매장할 때 관의 방향과 같은 방향으로 매장된다(그림 1, 그림2). 관의 방향이 동서방향이면, 말도 동서방향이다. 파지릭 유적에서 통나무관은 모두 동서방향이고, 사람의 두향은 동향이다. 5호를 제외하고는 말의 머리장식이 있는 다른 무덤의 말은 모두 동향을 향하고 있다. 1~3호분에서는 말 머리 장식이 2개체분 출토되었고, 4호와 5호는 하나씩만 출토되었다. 그러나 5호는 앞에서 설명했듯이 말 머리 장식이 있는 IX번 말의 두향은 서향이다.

 

파지릭 유적에서는 말과 인간의 두향에서 규칙성을 찾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루덴코의 설명은 관이 동서방향인데, 말이 남북방향으로 매장되지 않는 것이다(그림 1, 2). 위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말의 두향이 모두 일치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 점은 루덴코가 상트페테르부르그 출신이고 유럽인이어서, 동양인과는 다른 환경에서 자라났기 때문일 수도 있다.

 

과학적인 이야기는 아니지만 필자는 자는 방향을 바꾸거나 스트레스가 심한 날은 꿈을 심하게 꾼다. 모든 사람이 그럴 수도 있지만 특히 자는 방향을 바꾸면 더 심해진다. 왜 그런지는 나도 모른다. 그런데 필자와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이 그 옛날에도 있었을 테고, 두향에 대한 관념도 정해져 있었을 텐데....이런 부분은 알 수 없다.

 

 

     말 번호->

말 장식

I

II

III

IV

V

VI

VII

VIII

IX

재갈

?

?

?

?

?

굴레

 

 

 

 

 

안장

 

 

 

 

 

머리장식

 

 

 

 

 

 

 

 

표1. 파지릭 5호분의 말 장식(김재윤 편집)

 

위의 표는 루덴코의 서술에 따라서 말과 관련된 마구를 표로 만들었다. 의문점은 말을 부릴 때 가장 핵심인 재갈에 대한 설명이 애매하다. 애매한 부분은 물음표로 표현했다.

 

그림1. 파지릭 5호분의 무덤구덩이 내부

 

 

그림2. 파지릭 5호분의 무덤 구덩이 단면도

 

그런데 우리나라의 고고학 환경에서는 무덤의 두향방향은 거의 연구되지 않는다. 전 시대는 아니고 선사시대가 특히 그렇다. 왜냐하면 토양특성상 인골이 거의 남아 있지 않기 때문이다. 몇 몇 특수한 환경을 제외하고는...

 

참고문헌

Руденко С.И. 1953 : Культура населения Горного Алтая в скифское время. М.-Л.: 1953. 402 с.

 

김재윤의 고고학강좌

posted by 김재윤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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