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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윤23
보이는 유물로 밝혀지지 않은 역사의 조각을 맞추고 있습니다.유라시아선사고고학전공. 러시아과학아카데미 역사학박사. 영남대학교 문화인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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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0.12.25 스키타이 검, 페르시아 검자루와 그리스 검집

 

스키타이 문화와 페르시아 문화가 함께 유물 속에서 표현되는 예는 흑해에서도 종종 출토된다.

그림 1의 검은 손잡이와 검신의 제작지가 다르다. 손잡이(그림 1)는 페르시아 단검에 원래 달렸다가 스키타이 단검에 다시 끼워 맞춰진 것이다. 검자루의 끝에 달린 두 마리 동물은 소인데, 스키타이 문화에서 소를 문양으로 쓰지 않는다. 손잡이에는 연꽃 문양대를 중심으로 사냥장면이 서로 대칭이 되도록 표현되어 있다. 페르시아 옷을 입고 무장을 한 사람이 활을 들고 영양에게 화살을 쏘는 장면이다. 소머리 장식, 소머리의 목에 단 목걸이 장식, 사냥장면은 순수하게 기원전 5세기 아케메니드 스타일이다.

그러나 그 아래에 검코(혹은 검날 멈추개)는 하트 모양인데, 기원전 7세기 스키타이 유적인 켈레르메스 유적이나 멜구노프 유적에서 출토된 의례용 검과 같은 모양이다.

검의 손잡이는 페르시아에서 제작되었으나 검날 멈추개는 스키타이 스타일이라는 점이 흥미롭다.

 

그림 1. 체르토믈리크 무덤 출토 검자루와 검

 

그림 2. 그림 1의 손잡이 디테일

 

이 유물의 검집은 그리스와 페르시아 남성 11명이 표현되어 있다. 그리스인이 이방인과 전투중인 장면을 보여주는 장면이 부조로 처리되어 있다. 가장 선두에 서 있는 남성은 코린트식 갑옷과 투구, 칼, 창, 방패를 들고 있는 그리스 지휘관이다(그림 3). 그 바로 옆에는 옷으로 보아 페르시아 남성(그림 4의 가장 첫번째 남성)으로 오른손에 수건을 들고 어떤 신호를 보내고 있다. 가장 마지막에는 말에서 떨어져 죽은 페르시아 병사가 고삐에 매달린 채 말에 끌려 다니고 있다(그림 5).

 

그림 3. 그림1의 검집, 길이 54.4cm

 

그림 4. 검집 디테일

 

그림 5 . 검집 디테일

 

이 장면에 대해서 크게 두가지 의견이 있다. 그리스인이 마라톤에서 페르시아인과 싸우는 장면이라는 의견이 있다. 다른 의견은 인물들 가운데 투부를 들고 있는 인물(그림 6)이 여성적인 얼굴로 여성전사였던 아마존사람(헤로도투스의 역사에 등장하는 여성전사 종족)이라고 해석하기도 한다.

 

그림 6. 그림 3의 디테일

 

검집을 허리띠에 걸기 위한 구멍이 있는 부분에는 독수리 머리와 사자의 몸통인 그리핀이 사슴머리를 찢는 장면이 묘사되어 있다(그림 7).

그림 7. 그림 3의 디테일

 

두 유물(그림 1, 그림 3)은 드레프르강 하류의 스키타이 무덤인 체르토믈리크에서 함께 출토되었으나  유물의 제작연대는 다르다. 검집은 검 보다 늦게 제작된 것으로 추정한다. 

 왜냐하면 이 유물이 스키타이 왕묘에 부장되기 전에 검의 주인은 여러 명이었고, 그 중 한명은 기원전 4세기 마케도니아의 알렉산더 대제(3세)도 포함된다. 그가 페르시아를 침략했을 때 개인적으로 스키타이와 접촉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외교용으로 검집이 제작되었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검집은 기원전 4세기에 그리스에서 제작된 유물로 생각된다. 

기원전 4세기에 페르시아 검에서 검자루만 빼서 스키타이 단검에 끼우고, 그리스에서 제작된 검집에 이 검을 보관된 채 드네프르 강 유역의 스키타이 무덤에서 발견되었다. 이 무덤의 주인공은 여성이다.

 

그렇다면 페르시아 단검 자루에서 손잡이만 빼서 스키타이 단검으로 끼운 사람은 누구일까? 검집에 묘사된 전사는 그리스인과 페르시아인이지만, 이 유물을 마지막에 허리춤에 찬 사람은 그리고 이 유물이 마지막으로 부장된 곳은 스키타이 사람이다.

 

참고문헌

Артамонов М.И. 1966 : Сокровища скифских курганов в собрании Государственного Эрмитажа. Прага — Л.: Артия, Советский художник. 1966. 120 с (아르타모노프 1966, 에르미타주 소장 스키타이 무덤의 보물)

Алексеев А.Ю. 2012 : Золото скифских царей в собрании Эрмитажа. СПб: Изд-во Гос. Эрмитажа. 2012. 272 с. (알렉세예프 2012, 에르미타주박물관 소장 스키타이 차르의 황금유물 콜렉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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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재윤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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