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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03.31 순동시대 동유럽의 쿠르간
- 2019.05.30 이사코보 문화 1
- 2019.02.21 키토이문화의 토기
- 2019.01.26 유라시아선사시대 강의를 시작하면서...
우크라이나 드네프르강의 유역(좀 더 정확하게 남부그 강)에는 쿠쿠테니-트리폴리예 문화라고 하는 매우 지속력이 강한 농경문화가 자리 잡았다. 문화는 기원전 5200~5000년경에 시작된다. 이 문화의 후기인 기원전 3700년경에는 대형 집락이 들어선다. 집들이 따닥따닥 붙어서 둥글게 지어진 것이다. 마이단네츠케, 탈얀키, 도브로보디 유적 등이 알려져 있다. 이들을 일컬어서 도시라고 하지는 않았다. 도시에는 행정관청이나 사원 혹은 매우 집중화된 권력이 나타나야 하지만 이 유적에서는 그런 흔적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비슷한 시점에 흑해의 우안에 위치한 코카서스 산맥의 북부 쿠반 강 유역에서는 도시라고 부를 수 있는 취락지는 발견되지 않았다. 하지만 매우 강력해 보이는 권력을 가진 남성의 무덤이 발견되었다. 높이가 11m가 넘고 직경이 100m가량의 남성 무덤이다. 이 남성은 코카서스 보다 남쪽의 우루크 지역 사람들과 알고 지냈다. 마이코프 남성의 의복과 일부 부장품은 거기서 가져온 물건이기 때문이다. 목걸이로 사용된 구슬은 더 먼 동쪽 타지기스탄, 파키스탄 등에서도 가져온 것이다.
그런데 마이코프 문화를 메소포타미아 문화의 유적이라고 하지 않는다. 가장 중요한 문화적 코드는 무덤인데, 쿠르간이다. 기원전 4400~4200년경 드네프르강 유역에 말을 타고 나타났던 스레드니 스톡 문화에서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던 쿠르간은 동유럽 전체에도 퍼졌고, 일부 엘리트 집단들은 부장품을 풍부하게 묻었다. 이 문화는 기원전 3700년까지 영위되다가 더 이상 나타나지 않는고 그 이후에는 미하일로프카 I문화가 들어섰다. 이때 코카서스 지역에서는 마이코프 문화가 생겨나면서 쿠르간이 만들어지게 되었다. 미하일로프카 I문화에서도 쿠르간이 만들어지지만 훨씬 더 큰 쿠르간은 코카서스 지역에서 생겨났다.
그림 1. 코카서스 북쪽 마이코프 문화의 쿠르간
그림 2. 드네프르 강 하류의 미하일로프카 I 문화의 쿠르간
마이코프 문화 이전에는 스보보드노예 문화가 있었고, 집이나 토기 제작기술은 이곳에서 전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단지 무덤양식의 변화만 마이코프 문화에서 있었다. 마이코프 문화는 재지의 문화이지만, 인접한 지역에서 유행하던 매장방법을 따르면서 쿠르간을 만들었을 것이다. 혹은 사람들이 왔을 것이다.
마이코프 문화의 토기는 붉은 색으로 광을 내서 만드는 항아리형 토기이다(그림 3).
그림 3. 마이코프 문화의 토기
마이코프 문화에서는 토제 원통형 인장(그림 4)도 발견되었다. 크라스노바르데이스코예 유적에서 발견된 것인데, 사슴과 나무가 새겨져 있다. 기원전 4000년경에 비슷한 문양이 아나톨리 지역에서 점토판에 새겨진 것이 발견되었다. 이들은 코카서스 남쪽 도시의 우루크 중~후기에 돌로 되어서 메소포타미아 상인들이 사용했을 것이다.
그림 4. 원통형 토제 인장
기원전 3700~3400년경 마이코프 유적이 위치한 코카서스 지역에서는 도시라고 할 수 있는 곳은 발견되지 않았지만, 그에 못지 않은 권력자의 무덤이 발견되었고, 그는 동시대의 다른 이들은 알지 못했던 사람들과 교류했던 흔적을 남겼다.
참고문헌
데이비드W. 앤서니. 『말, 바퀴, 언어』. 에코리브르. 2015.
김재윤의 고고학강좌
바이칼 유역의 키토이문화 이후의 문화로 알려진 문화이다. 주로 무덤유적이 알려져 있고, 앙가라 강에서 이 문화의 유적이 확인된다.
이사코보문화에서 확인된 유물은 바닥이 뾰족한 첨저토기로 망상문토기로 알려졌다.
러시아에서는 망상문(그물문)토기라고 하지만, 필자는 타날문이라고 본다(사진1,2).
타날문은 나무판자 같은 박자에 끈을 감아서 만든 도구를 토기표면에 두드려서 생긴 것이다.
사실은 토기제작기술과 관련되어 있지만, 문양으로도 보기도 한다.
사진(1)을 자세하게 살펴보면 타날문을 남기게 한 박자의 흔적이 보인다.
사진(2)는 필자가 대략 그 모양을 표시한 것이다.
박자의 너비가 비슷한 걸로 봐서 아마도 하나의 박자를 사용했다.
토기의 구연부(입술부의)끝까지 박자로 두드렸다.
구멍은?
박자로 두드린 후에 구멍을 뚫은 것이다.
박자를 두드린 이유는 토기를 좀 더 단단하게 하기 위해서 일 것이다.
구멍은 일종의 문양이다. 기능과는 관련 없는 개인 혹은 집단의 표식 같은 걸로 볼 수 있다.
다른 유적에서도 구멍문양이 확인되면 집단표상으로 이해될 수 있고, 그렇지 않으면 개인적인 취향일 것이다. 이름하여...개취.
그에 대한 나의 입장은 잘 모르겠다이다.
왜냐하면 집단표상으로 볼 만큼 많이 토기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집단표상 즉 문화특징으로 볼 수 있는 것 좀 더 확대해서 바이칼 유역 전체의 토기는 바닥이 뾰족한 토기이며, 타날문 혹은 망상문양이 지속적이다.
이 특징은 시베리아 신석기문화의 토기 특징으로 뒤에서 이야기 하게 될 알타이산맥과 천산산맥을 따라서 경계에 있는 몽골, 카자흐스탄 등에서도 나타나는데, 시베리아 신석기문화가 전해진 일종의 코드?로 파악하고 있다.
(나는 학생들에게 가르칠 때 줌앤아웃 기법?을 자주 사용한다. 토기하나를 요리저리 뜯어보고 학생들에게 물어보고 한다. 그러고 나면 그 문화에 어떤 토기를 사용했는지는 그냥 저절로 알아질 수 있게 하기 위한 나의 방법이다. 내 의도가 얼마나 먹힐 지는 또 다른 문제이지만....꽤먹힌다고 생각된다. 수업만 집중하면...문제는 집중하지 않는 애들....
필자가 강의하는 내용이 상당히 많고 넓은 지역이어서, 문화 하나만을 놓고 보면 별꺼 아니지만, 배운거 다 모아서 물어보면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이런걸 방지하려고 매우 자세하게 부터 그 자세하게를 모아서 넓은지역을 아우르는 공통점 까지를 설명한다.)
김재윤의 고고학 강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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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토이문화의 토기 (0) | 2019.02.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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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칼 유역에는 신석기시대 전 시기를 통틀어 토기가 많이 확인되지 않는다.
그러나 토기는 확인된다.
바닥이 뾰족하거나 약간 둥그스럼한 토기가 출토된다.
토기 문양은 망상문(그물문양이라는)이라고 불린다.
망상문이라 불리는 문양이 찍힌 토기는 바이칼 유역의 신석기시대에 전 시기에 확인된다.
뿐만 아니라 몽골, 카자흐스탄 등지에도 있다.
키토이문화의 대표적인 유적인 키토이 유적에서 출토된 사진이다.
모스크바 국립역사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다(그림1).
그림 1. 키토이 유적 출토 토기
그림 2는 샤만카 2 라고 하는 바이칼 유역에 있는 유적에서 출토된 토기다.
그림 2. 샤먄카 2 유적에서 출토된 토기 (62호 출토,
В.И. Базалийский 2012, ПОГРЕБАЛЬНЫЕ КОМПЛЕКСЫ ЭПОХИ ПОЗДНЕГО МЕЗОЛИТА – НЕОЛИТА БАЙКАЛЬСКОЙ СИБИРИ: ТРАДИЦИИ ПОГРЕБЕНИЙ, АБСОЛЮТНЫЙ ВОЗРАСТ
인용)
역시 망상문이다. 그러나 그물문양을 찍었다기 보다는 나무판에 줄을 감아서 만든 도구로 두드렸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에서는 이런 문양을 타날문이라고 한다.
그러나 바이칼 유역의 망상문은 그냥 그렇게 중앙아시아에도 알려져 있음으로 그 용어를 씌는 것이 혼돈을 막을 수 있다.
바이칼 유역에는 토기가 많지 않다. 동아시아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이다.
토기가 별로 중요하지 않은 지역(바이칼 유역 이남, 몽골, 중국신강, 카자흐스탄)과 중간 정도의 특징일 수 있다.
김재윤의 고고학 강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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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코보 문화 1 (0) | 2019.05.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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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해주 고고학에 대해서 글을 여러번 올렸다.
철기시대에 대한 마무리가 올해 끝나면 마저올리겠다.
몇 개의 문화에 대해서 정리할 것이 있는데,,,,이번 방학에는 손이 안가지만. 그래도 올해 마무리하고,,,,연해주고고학개론서를 끝내고 싶다.
그리고 몇 년 전부터 연해주를 벗어난 지역을 강의하고 있다.
유라시아 중에서 시베리아중심이다.
생각해 보면 연해주연구한 것도 시베리아와 한국의 연결고리라고 어렴풋이 생각했기 때문이다.
작년에 기회가 생겨서 시베리아 남쪽에 있는 지역도 연구할 기회가 생겼다.
그런데, 동아시아를 벗어나니, 새로운 시각도 생기고, 또 동아시아를 좀 더 잘 알게 되었다.
이 지역은 무척 재밌는 지역이다. 할 수 있는 것도 무궁무진한데...
결국 몇 개의 주제를 필자가 선택하겠지만,, 머릿속에 뱅뱅 돌고 있는 무수한 생각을 어떻게 정리할지 나도 내가 궁금하다.
신석기시대...지금까지 해 온 시대구분으로는 두 번째 시대이다.
그런데,,,,지금까지 해온 세계적인 연구자들의 연구가 점점 희미해진다.
흔히들 알던 신석기시대 개념과는 맞지 않는 것이 여기서는 너무 확연하게 들어난다.
작년에 발표한 내용도 그런 주제였다.
결국, 인간은 아마 구석기시대에 만들 수 있는 건 이미 다 만들었던 것 같다.
신석기시대 라고 생각했던 것, 토기, 마제석기, 무기 등.
올해부터는 유라시아고고학에 대한 연구를 해야 할 것 같다.
몇 년 전부터 강의를 하다가 생긴 궁금증 혹은 의심을 풀기 위한 연구이다.
그래서 유라시아고고학 중에 일부 지역인 시베리아에 대한 강의를 포스팅할 계획이다.
김재윤의 고고학 강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