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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윤23
보이는 유물로 밝혀지지 않은 역사의 조각을 맞추고 있습니다.유라시아선사고고학전공. 러시아과학아카데미 역사학박사. 영남대학교 문화인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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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키타이 무기'에 해당되는 글 7

  1. 2021.03.07 유라시아 초원의 스키타이 무기- 화살촉
  2. 2021.03.03 스키타이 화살과 동물장식
2021. 3. 7. 13:05 스키타이 무기

유라시아 초원의 초기철기시대인 스키타이 문화권에서 가장 중요한 유물은 화살이다. 이 문화의 무기는 투부, 검과 칼 등이 있고 다 중요하다고 볼 수 있지만, 전 지역에서 소재를 달리해서 출토되는 유물이며, 무덤 까지 들고 들어가는 유물이다.

검은 손잡이가 화려하게 치장되어 의례적인 성격이 강하다. 길이 짧은 검은 말탄 기마병에게는 유용한 무기는 아니다. 스키타이 시대 알타이의 암각화에 그려진 기마병 들은 대부분 자루가 긴 일종의 동과나 동모를 들고 있었다. 말탄 전사가 활을 쏘는 장면도 발견된다.

 

알타이의 우코크 고원에서 발견된 아크 알라하-1 유적의 2호분은 어린 소년의 무덤이었는데, 소년은 자신의 신체 크기에 맞게 조정된 목검과 화살통(고리트)과 함께 부장되었다(폴로스막 1994). 어린아이에게도 뭍어줄 만큼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던 유물이었을 수 있다.

 

알타이의 추야강과 우슬라 강의 스키타이 시기 무덤을 수 백개의 무덤을 발굴한 쿠바레프도 화살촉으로 유적의 연대를 추정할 만큼 중요하게 생각한 유물이다. 그에 의하면 스키타이 화살통인 고리트는 모든 무덤에서 발견되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쿠바레프 1991).

 

시베리아 스키타이 문화의 시작점이라고 보는 아르잔-1호에서 화살촉은 도굴로 인해서 발견되지 않았다. 기원전 7세기 중반의 무덤인 아르잔-2호에서는 골제 화살촉과 청동제 화살촉이 발견되었다.

청동제화살촉은 단면이 마름모꼴인 것(그림 1-3~8)과 원형에 능이 붙은 것(그림 9-10~13)이 있다. 앞의 것은 활대를 끼우도록 단면이 비어 있고, 뒤에 것은 자루를 끼우기 위해서 슴베가 있는 유물이다.

골제 화살촉은 단면이 삼각형이고, 자루를 끼우는 슴베가 뒤로 나와 있다.

 

그림 1. 아르잔-2호 출토 청동제 화살촉, 기원전 7세기 중반

 

그림 2. 아르잔-2호 출토 골제 화살촉(2), 기원전 7세기 중반

 

아르잔-2호에서 발견된 청동제과 골제 화살촉은 아직 소개하지 않았지만 쿠바레프가 발굴한 알타이의 무덤에서 발견되었다. 아르잔-2호를 발굴하기 전이었지만, 이러한 형식의 화살촉이 가장 이른 유물이라고 보았다(쿠바레프 2007).

 

그런데 화살촉 단면이 원형이면서 능이 붙은 화살촉은 흑해의 켈레르메스 유적(그림 3-1~3,5)에서도 발견되고, 산림지대의 아나닌스카야 문화(그림 4)에서도 발견되었다.

 

그림 3. 켈레르메스 유적의 화살촉, 기원전 7세기

 

그림 4. 아나닌스카야 문화의 화살촉, 기원전 6~5세기

 

물론 스키타이 서부 지역의 유물에는 자루끼우는 부분이 단순하지 않고 튀어나온 부분이 있는데, 알타이에서는 없는 형태이다. 아마도 용도와 관련되어 있을 것인데, 정확하게 어떤 부분인지는 잘 모른다.

 

알타이 남쪽 카자흐스탄 동부 평지에 위치한 실릭티 유적의 화살촉은 단면이 원형이면서 능이 있지만 아르잔-2호와 알타이와는 다르다. 현재 아르잔-2호와 알타이에서 발견된 화살촉은 실릭티 화살촉처럼 생긴 것은 없고 오히려 흑해쪽(그림 5)에 가깝다.

포스팅

 

그림 5. 드레프르강 유역(흑해 북안)의 화살, 기원전 5세기 전후

 

참고문헌

Кузьминых С. В. Металлургия Волго-Камья в раннем железном веке: Медь и бронза. — М.: Наука, 1983. — 257 с.(쿠지미니흐 1983, 볼가-카마 강 유역의 초기철기시대: 순동과 청동 금속제작)

Алексеев А.Ю. 2003 : Хронография Европейской Скифии VII-IV веков до н.э. СПб: Изд-во Гос. Эрмитажа. 2003. 416 с(알렉세예프 2003, 기원전 7-4세기 유럽스키타이문화의 편년)

Кубарев В.Д. 1991 : Курганы Юстыда. Новосибирск: 1991(쿠바레프 1991, 유스티드 고분)

Полосьмак Н.В. 1994 : «Стерегущие золото грифы» (ак-алахинские курганы). Новосибирск: 1994. 125 с (폴로시막, 1994, 황금을 지키는 그리핀(아크 알라하 무덤)

Чугунов К.В., Парцингер Г., Наглер А. 2017 : Царский курган скифского времени Аржан-2 в Туве. Новосибирск: ИАЭТ СО РАН. 2017. 500 с. (추구노프, 파르친게르, 나게르 2017, 투바의 아르잔-2, 스키타이 차르 무덤)

Кубарев В.Д., Шульга П.И. Пазырыкская культура (курганы Чуи и Урсула), Барнаул: Изд-во Алтайского государственного университета, 2007. 282 с.(쿠바레프, 술가, 2007 파지릭문화 유적(추야와 우르술라강의 고분)

 

김재윤의 고고학강좌

posted by 김재윤23
2021. 3. 3. 12:30 스키타이 무기

 

유라시아 초원 스텦 지역의 북쪽 산림 지역에서도 유명했던 스키타이 화살은 알타이의 남쪽에 위치한 카자흐스탄 동쪽의 평지 고분에서도 나타난다. 카자흐스탄의 유적은 주로 동쪽과 서쪽에서 많이 확인되는데, 예전의 수도 였던 알마티 부근에서 많이 확인된다. 그곳은 천산산맥의 자락이다. 하지만 알타이와 천산산맥 사이 구간은 평지인데, 중국의 신강성과 접경을 이루며, 이곳에서도 스키타이 문화의 지역문화(사카문화)가 나타난다.

 

대표적인 유적 중에 하나가 실릭티 유적이다. 이 무덤이 유명한 이유는 물론 황금 사슴장식(그림 1)과 호랑이장식, 새 장식 등 황금 유물 덕분이다.

 

 

 

그림 1. 카자흐스탄 실릭티 유적의 청동 화살통의 장식판

 

그런데 사슴장식은 화살통을 장식했던 것이다. 청동화살촉 8점(그림 4)을 황금 사슴 4마리가 달린 가죽 화살통(그림 2,3)에 넣어서 무덤에 부장했었다. 청동화살촉의 평면형태는 마름모 모양에 가까운데(혹은 사다리꼴) 정확하지는 않다. 중앙에 능이 선명하며 양쪽으로 날개가 있다. 이런형태는 아나닌스카야 문화에서도 확인된 것이다.

 

 

 

 

그림 2. 출토 당시의 청동화살촉과 장식판

 

 

 

 

그림 3. 그림 2와 동일

 

 

 

그림 4. 카자흐스탄 실릭티 유적의 청동 화살촉

 

앞에서 필자가 아나닌스카야 문화의 청동화살촉을 설명하면서 그림 4와 같은 단면형태만 스키타이 문화의 것이라고 했는데, 이것은 명백하게 잘못 설명한 것이다(아래 포스팅에서 붉은 색 표시를 한 것은 켈레르메스가 아닌 오히려 카자흐스탄 유물과 가장 비슷한 것이다.). 아나닌스카야 문화에서 발견되는 대부분의 화살은 스키타이 문화에서 발견되는 것이다.(화살촉 단면의 모양, 이 부분은 따로 설명하겠다.)

 

2021/03/02 - [볼가 중류: 아나닌스카야 문화의 동물장식] - 유라시아 고대 미사일-스키타이 화살

포스팅

 

 

사슴장식판에 대한 연구는 많이 이루어졌다. 흑해지역의 사슴과 비교한 것이다. 켈레르메스 유적에서도 화살통을 황금으로 장식한 예가 있는데, 양 지역의 것을 비교해서 과연 어떤 유물이 더 빠른가 하는 것이다. 흑해지역의 스키타이 문화가 동쪽 그 어디선가 왔다고 하는 사람들의 생각을 구체화 하는 작업이라고도 볼 수 있다. 카자흐스탄의 유적은 그 대상지 중에 하나였다.

 

그런데, 황금장식판도 장식이지만, 화살이 더 중요했을 것이다. 사실 이점은 스키타이 문화지역에서 보다도 이웃한 외국에서 더 알아주는 것 같다. 이미 여러 번 말한 바 있지만 헤로도투스의 기록이나 페르세폴리스의 아파다나 궁전벽조각에서 발견된다.

또한 실린더모양의 토제 도장(그림 5)에서도 고깔모자를 쓴 스키타이 2명의 궁수들이 활을 쏘는 장면이 조각되어 있다(체르넨코 1965).

 

 

 

그림 5. 실린더 모양의 도장에 묘사된 스키타이 궁수, 파리 국립도서관 소장, 기원전 5세기로 추정.(얀센코 2012)

 

이들이 남겨놓은 기록의 공통점은 동물문양 없이, 스키타이 화살통인 고리트의 특징을 뚜렷하게 그린것이다. 자동차가 좋아야 회사에 대한 이미지가 좋아진다. 자동차의 엠블렘만 보고 차를 사는 사람은 없다. 물론 엠블렘이 예쁘면 구매욕구가 높아지는 건 사실이다.  동물장식은 화살의 가치를 높이는 역할을 했을 것이지만 스키타이 화살에 대한 믿음은 정확하게 목표물을 맞추는 역할에 충실했기 생겼을 것이다.

 

참고: 실린더모양 도장

 

 

 

ru.wikipedia.org/wiki/%D0%A6%D0%B8%D0%BB%D0%B8%D0%BD%D0%B4%D1%80%D0%B8%D1%87%D0%B5%D1%81%D0%BA%D0%B0%D1%8F_%D0%BF%D0%B5%D1%87%D0%B0%D1%82%D1%8C

 

참고문헌

Черников С.С. 1965 : Загадка Золотого кургана. Где и когда зародилось «скифское искусство». М.: 1965. 190 с. («Из истории мировой культуры»)(체르니고프 1965, 수수께끼 황금 쿠르간, 언제 그리고 어디서 스키타이 예술은 시작되었을까

С.А. Яценко, Несколько изображений скифов в греческом и персидском искусстве//Батыр. Традиционная военная культура народов Евразии 2012 №01-02 (4-5)(얀센코, 2012, 그리스와 페르시아 예술에서 발견되는 스키타이 표현들에 대해서)

 

김재윤의 고고학강좌

posted by 김재윤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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