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다리야 퇴장유적에는 전차모형이 1점 더 발견되었다. 어제 보여드린 전차와 유사한 형태로 뒤가 개방된 형태이다. 보시다시피 말과 바퀴가 보존되지 못했다. 그리고 고깔모자 쓴 라이더는 운전대에 앉아 있으며, 얼굴에는 눈코입이 없어서 표정을 알 수 없다. 머리가 없는 한명이 더 있는데 오른손은 구부려서 창을 쥐고 있고있다. 이 유물 역시 속이 비어 있다. 마차에는 양쪽에 바퀴달 렸던 흔적이 남아 있어 이륜의 전차였을 것이다.
그림1. 아무다리야 퇴장지 출토, 전차
2인이 타고 있는 전차에서 라이더는 정면을 바라보고 말을 몰고 있지만, 앉아서 전차를 모는 이의 좌석은 전면을 바라보도록 고안된게 아니라 전차의 측면을 보도록 되어 있다. 제이말과 달턴 등 아무다리야 유적의 유물을 연구한 사람들은 앉아서 전차를 모는 사람들이 사람이 더 놓은 계급일 것으로 보았다.
초창기 연구에서 2인이 타고 있는 전차와 함께 이 전차는 아케메니드 왕조의 전차라고 생각되었다. 특히 동전 및 여러 기념물에 유사한 전차의 모습이 많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Boardman 1970, 제이말 1979). 전차가 앗시리아에서 기원했을 것이라는 것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1990년대 들어서 전차의 기원은 시베리아의 청동기시대인 기원전 2000년 경 안드로노보 문화에서 기원했고, 주변 국가(앗시리아 포함)로 영향을 미쳤다는 쿠즈미나의 연구(1994)가 상당한 설득력을 갖는다. 그와 관련한 후속연구(데이비드 앤서니 2015, 쿠즈미나 외 2014)가 잇따르고 있다. 시베리아 안드로노보 문화의 전차가 중국동북지방의 요서지역 청동기문화에도 다양한 형태로 남아 있다는 최근의 연구(강인욱 2020)도 눈길을 끈다.
그렇다면 아무다리야 퇴장지 출토 전차도 좀 더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 많다. 필자가 최근에 파지리크 유적의 유물을 다시 살펴보면서 잘 알려지지 않았던 것을 한 점 발견했는데, 연꽃모양으로 자른 가죽으로 된 조각 이다. 물론 파지리크 유적에서 캐노피 장식으로 연꽃이 표현된 펠트 조각이 발견된 적이 있기는 하지만, 이 아플리케 장식은 아무다리야 퇴장지 속의 평판속 남성들이 들고 있던 꽃과 매우 유사하다.
그림 2. 파지리크 유적 2호 출토, 연꽃 모양 가죽 아플리케
파지리크 유적을 발굴한 루덴코도 연꽃은 페르시아 지역에서 들어온 문양이라고 생각했다. 시베리아와 페르시아가 관련은 파지리크 보다 더 오래된 기원전 9세기의 아르잔-1호 속에서 주인공 무덤 속에서 나온 실크 조각에서도 엿볼 수 있다. 물론 주인공 무덤은 통으로 도굴당해서 조각만 남아 있었다.
시베리아의 문화는 이웃한 지역으로도 전해졌을 것이고, 페르시아 문화도 시베리아로 전해졌을 것이지만 의문점이 많이 남는다.
참고문헌
Е.В. Зеймаль 1979, Амударьинский клад: каталог выставки (제이말 1979, 아무다르리아 퇴장지: 전시도록, 에르미타주 박물관)
Кузьмина Е.Е. 1994 : Откуда пришли индоарии? Материальная культура племён андроновской общности и происхождение индоиранцев. М.: «Восточная литература». 1994. 464 с.(쿠즈미나 1994, 인도아리아인은 어디서 왔는가?)
Е. Е. Кузьмина, В. А. Новоженов, А. В. Епимахов,, К. Алтынбеко, А. Р. Хазбулатов, К. М. Линдафф, И. Н. Швец, Э. Р. Усманова , И. В. Чечушков, А. Б. Ипполитова). Таинство этнической истории древнейших номадов степной Евразии, – Алматы: Остров Крым, 2014. – 454c.(쿠즈미나 외 2014, 유라시아 초원의 고대 유목민 역사의 비밀)
강인욱 2020, 전차의 확산으로 본 청동기시대 고대 북방 유라시아와 동북아시아의 네트워크와 그 영향, 동양학연구원 제50회 국제학술회의, 단국대학교
데이비드 W. 앤서니(저), 2015, 말, 바퀴, 언어: 유라시아 초원의청동기 기마인은 어떻게 근대 세계를 형성했나, 에코리브르
쿠즈미나에 대한 설명.
김재윤의 고고학강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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