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이미지
김재윤23
보이는 유물로 밝혀지지 않은 역사의 조각을 맞추고 있습니다.유라시아선사고고학전공. 러시아과학아카데미 역사학박사. 영남대학교 문화인류학과 교수

calendar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Category

Recent Post

Recent Comment

Archive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그 시 에르미타주 박물관에 소장된 표트르 1세의 시베리아 황금유물 컬렉션 가운데서 가장 빈번하게 애용된 동물장식은 호랑이다. 주로 허리띠 버클 장식, 목걸이 장식, 단추장식, 그릇의 손잡이 등 곳곳에서 발견된다.

 

그 중에서 호랑이의 꼬리 끝에 그리핀 머리가 달린 형태의 유물은 토크라고 불리는 목걸이 장식과 허리띠 버클 장식(그림 1, 그림 )으로 이용되었다. 두 호랑이는 늑골이 드러나도록 표현되었고, 꼬리를 아래로 내리고 있으며 말린 꼬리 끝에 그리핀 머리를 표현했다.

허리띠의 버클 장식은 흔히들 말하는 ‘동물투쟁문양’인데, 호랑이와 그의 사냥대상이 1:1의 구도가 아니다. 호랑이는 굽동물의 목을 물고 있고, 반대편의 새끼호랑이는 굽동물의 등과 꼬리를 가격하고 있다. 호랑이의 머리를 독수리가 가격하고 있다. 호랑이 두 마리가 물어 뜯는 굽동물도 하이브리드 동물이다. 선명한 굽과 긴 꼬리로 말로 보이지만, 부리가 달려 있고, 꼬리 끝에 역시 그리핀이 달려 있다. 동물투쟁문양이라고 불리는 동물이 주로 2 마리가 대립구도라면 이는 그의 변형으로 볼 수 있다.

 

그림 1. 표트르 1세의 시베리아 황금 유물 중에서

 

그림 2. 표트르 1세의 시베리아 황금 유물 중에서 토르크

 

 

그림 3. 알타이 바샤다르 유적의 통나무관

 

이 버클 장식의 호랑이는 몸을 세로 방향 곡선으로 채우고 있는 점은 목걸이의 호랑이와는 다른 점이다. 사실 몸에 털이 표현되며 날씬한 호랑이는 알타이 바샤다르 유적의 통나무관에서 표현되었다. 통나무관의 외곽과 덮개에 음각되어 있다. 역시 동물투쟁문양인데, 단지 서로 짝이 되는 동물이 일렬로 나란하게 표현되었을 뿐이다. 이는 용도가 크기가 큰 통나무관에 표현되었기 때문이다.

 

예전에도 언급한 바와 같이 동물투쟁문양이라고 불리는 구도의 동물장식은 2가지가 있는데, 일방적으로 맹수가 굽 동물을 일방적으로 물어 뜯는 장면과 굽동물로 보이는 동물이 반항하는 장면이 있다. 후자에서 굽동물은 실제 동물이 아닌 변형된 동물이다.

 

그림 1의 동물장식은 맹수가 일방적으로 물어 뜯는 장면도 아니고, 굽 동물이 반항하지도 않는다. 굽 동물 대신해서 독수리가 호랑이를 공격한다. 많지는 않지만 필자가 관찰한 2가지 형태의 동물투쟁문양 말고도 존재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이 유물은 바샤다르 통나무관의 호랑이와 표현방법(몸통의 털, 귀, 발톱, 늘어뜨린 꼬리)이 가장 흡사하며, 여기에서 변형되어 꼬리 끝에 그리핀 머리가 달렸다고 볼 수 있다.

스키타이 동물장식을 연구한 페레보드치코바는 바사댜르 통나무관이 동물투쟁문양의 시작점이 되는 것으로 보았다.

 

그림 4. 그림 1과 동일 유물, 실제 색감과 다름.. 좀 더 노란색

 

 

 

참고문헌

Руденко С.И. 1962 : Сибирская коллекция Петра I. / САИ Д3-9. М.-Л.: 1962.(루덴코 1962, 표트르 1세 시베리아 콜렉션)

Е.В. Переводчикова 1994, Язык звериных образов. Очерки искусства евразийских степей скифской эпохи(페레보드치코바 1994, 언어로서의 동물문양장식)

 

김재윤의 고고학강좌

posted by 김재윤23

우랄 남부의 기원전 5~4세기 유적인 필리포프카 유적은 ‘이른 사르마트 문화’라고 불리고 있지만 ‘스키타이 문화권’의 무덤이다. 이른바 스키타이 3요소(무기, 마구, 동물문양장식)뿐만 아니라 청동솥도 스키타이 문화권임을 나타내는 유물로 볼 수 있다. 청동솥은 분포범위가 유라시아 전역에서 출토되고, 각 지역마다 유물이 나타나는 시간 폭이 매우 넓어서 재밌는 소재가 될 수 있다. 후대로 갈수록 복잡하다. 가장 단순하고 명확한 사실은 가장 이른 청동솥은 기원전 7세기 아르잔-2호 출토품이라는 점이다.

 

필리포프카 유적에서 확인되는 스키타이 3요소 가운데 동물문양장식은 여러 유물에서 복합되어 나타난다. 철검(아키나케스 검), 마구장식 등이 있지만 필자가 생각하는 흥미로운 것은 목제 그릇에 부착된 것이다. 손잡이가 하나만 붙은 목제잔은 투바의 아르잔-2호에서 시작해서 알타이 지역에서 매우 유행하던 물건이다. 흑해 스키타이 문화권내에서는 아직 발견된 바 없다.

 

앞에서 필리포프카 유적의 목제 그릇은 세로 손잡이가 붙은 목제 잔과 가로 손잡이가 목제그릇이 있다고 했다. 특히 가로 손잡이에는 호랑이가 초식동물을 뜯는 장면이 묘사되었다. 목제 그릇은 두 가지 스타일이 더 존재하는데, 손잡이가 가로 세로 방향이 아닌 아르잔-2 유적과 같이 막대기처럼 튀어나오도록 된 것이다(아르잔-2유적의 유물은 양다리를 형상화 한 손잡이를 붙였다). 손잡이 모양은 동물장식으로 대상에 따라서 바뀐다. 또 한점은 손잡이가 없는 스타일이다.

2020/06/16 - [교과서 밖의 역사: 유라시아 스키타이문화 동쪽/아르잔 유적 2호] - 2700년 전 시베리아 무덤 속의 나무그릇

 

2700년 전 시베리아 무덤 속의 나무그릇

아르잔-2호는 경계석 안에 무덤 26기가 설치되었다. 그 중에서 주인공은 무덤방 5호인데, 이를 알 수 있는 것은 무덤의 크기, 나무로 된 무덤방과 출토된 유물 때문이다. 나무로 된 무덤방은 5호

eastsearoad.tistory.com

 

막대기형 손잡이(보고서에는 망치형 손잡이)가 붙은 목제잔은 호랑이 머리가 부착되었다. 양 옆에는 독수리와 나선형 장식판이 투각되었다(그림 1, 그림 2).

 

그림1. 필리포프카 유적 1호, 감실 1호 출토품

 

그림 2. 그림 1의 복원도

 

 

손잡이가 없는 그릇에도 호랑이가 변형된 사슴?을 입에 물고 있는 장면이 묘사된 장식판이 붙어 있었다. 호랑이는 등을 뒤집은 자세인데, 알타이 유적의 안장 덮개에서 묘사된 장면과 유사하다. 둥근 귀와 앞다리와 뒷다리의 근육표현도 알타이 호랑이와 닮았다. 그러나 다른 점은 알타이의 동물투쟁문양은 주로 맹수가 주로 뒤에서 가격하는 장면이다. 표트르 1세의 시베리아 컬렉션에서 알 수 있는 동물문양도 맹수와 다른 동물이 서로 물어 뜯는 장면이어서 동물투쟁문양이 될 수 있었다(아래 포스팅 참고). 그러나 필리포프카 유적에서는 일방적으로 맹수의 입에 약한 동물이 먹히는 장면이다(김재윤).

 

2020/07/14 - [교과서 밖의 역사: 유라시아 스키타이문화 동쪽/바샤다르 유적] - 스키타이 문화 동물문양-싸우는 장면

 

 

그림 3. 필리프포카 유적 1호, 감실 1호 출토품

 

그림 4. 그림 3의 복원도

 

 

필리포프카 유적에서 낙타, 변형된 사슴 등 지역적 특징이 보이는 유물이 있지만 호랑이가 먹이를 물고 있는 장면(시베리아 동물문양)을 목제그릇(시베리아 그릇)에 남겨 두어서 자신의 아이덴티티 혹은 전통을 표현한 것이다. 

참고문헌

Пшеничнюк А.Х. 2012 : Филипповка: Некрополь кочевой знати IV века до н.э. на Южном Урале. Уфа: ИИЯЛ УНЦ РАН. 2012. 280 с. (Документы и материалы по истории башкирского народа.)(피세니축 2012, 남부 우랄지역의 기원전 4세기 유목민의 네크로폴리스, 필리포프카 유적)

The Golden Deer of Eurasia. Scythian and Sarmatian Treasures from the Russian Steppes, Exhibition catalogue, New York, 2000.

 

김재윤의 고고학강좌

 

 

 

 

 

 

 

 

posted by 김재윤23

스키타이 문화에서 동물문양은 단독으로 그려진 것도 있지만 여러 동물이 함께 한 장면으로 표현되기도 한다. 크게 두 가지가 있는데 맹수류가 우제류를 공격하는 장면과 동물이 열을 이루고 나란히 서 있는 장면이다.

먼저 설명한 문양을 ‘동물투쟁문양’이라고 하는데, 주로 호랑이, 독수리 혹은 그리핀이 사슴 혹은 염소 등을 공격하는 주제를 그린 것이다. 동물투쟁문양은 기원전 5세기 대에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파지릭 유적(그림 1)에서 다양한 동물투쟁문양이 발견되었다. 대체로 2~3마리의 동물이 한 주제로 그려진다.

 

 

그림1. 맹수와 우제류가 싸우는 장면, 동물투쟁문양(마지막 유물 제외하고 파지릭 유적에서 출토된 유물의 주제, k-카탄다 유적)

 

며 칠 전에 설명드린 파지릭 유적의 5호분 여성의 오른쪽 손목 위에서도 동물투쟁문양이 발견되었다. 그 문양은 동물투쟁문양이 5마리가 등장하는데, 상단과 하단으로 구분해서 보면 동물투쟁문양 2개가 그려진 것으로 볼 수 있다. 고정된 카메라로 인해서 사지가 굳은 미라의 손목 안쪽은 찍기가 힘들어서 손목 그림 중에서 특히 위쪽의 팔목 안쪽 그림은 잘 분간이 가지 않는다. 대략 사슴이 호랑이에게 물어 뜯기는 장면이 그려졌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

 

그림 1의 동물투쟁문양은 주로 우제류의 등을 물어 뜯는 장면이어서 판멸하기가 쉬운편이지만, 맹수의 입안에 동물머리가 들어있는 표현은 알기 힘들다.

 

여러 마리가 한 장면을 구성하는 동물문양장식 가운데 동물투쟁문양 외에도 여러 동물이 나란히 줄을 서는 주제도 있다. 동물투쟁문양에 비해서 평화롭다는 느낌이 든다.

현재 살펴보고 있는 바샤다르 유적 2호분에서 발견된 통나무관에는 호랑이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나란히 서 있는 장면이  새겨져 있다. 그러나 호랑이는 평화롭게 서 있는 것이 아니라 발밑에 사슴, 산양, 멧돼지 등을 밟고 있다는 점에서 나란히 서 있는 동물구도와 투쟁문양이 함께 표현되었다고 볼 수 있다.

 

 

동물투쟁문양과 열상동물문양(별로 예쁜 이름은 아니지만)이 함께 그려진 것이 바샤다르 유적에서 확인되는 것이다. 두 동물문양장식은 100년 정도 늦은 파지릭 유적에서는 개별요소로 나타난다. 동물투쟁문양은 파지릭 유적에서 자주 확인되는 요소이다. 그런데 열상동물문양은 파지릭 유적에는 없는 요소처럼 보였으나, 5호분 남성 미라의 왼쪽 무릎 아래(그림 2)에 그려져서 확인된다. 즉 여성은 동물투쟁문양, 남성은 열상의 동물문양이 각각 팔과 다리에 그려져서 확인된 것이다.

 

*파지릭 유적 5호분 미라의 문신은 아래 포스팅참고

 

2020/07/09 - [교과서 밖의 역사: 유라시아 스키타이문화/파지릭 유적 5호분] - 2500년 전 미라에 그려진 동물문양문신

 

2500년 전 미라에 그려진 동물문양문신

현재까지 알타이의 큰 고분에서 발굴된 기원전 5세기 유적에서 미라가 남아 있는 곳은 아크 알라하 3유적의 여성(일명 얼음공주), 파지릭 2호분의 남녀, 파지릭 5호분의 남녀, 베르흐 칼쥔 II유적�

eastsearoad.tistory.com

*알려드립니다. 위 포스팅의 그림 10~13에 캡션이 잘못되어서 고쳤습니다.  이전 포스팅에서는 그림 10~13을 파지릭 유적 2호분으로 적었는데, 5호분으로 정정했습니다. 지금의 것을 참고하시면 됩니다. 아마 흥분해서 눈에 헛것이 보였나 봅니다. 

 

 

 

기원전 5세기경부터 동물투쟁문양이 생긴 것으로 보는 의견이 많지만, 사실 바샤다르 유적(기원전 6세기)의 예를 참고로 한다면 동물투쟁문양과 열상 동물문양은 이 유적에서부터 생긴 것으로 볼 수 있다.

 

동물투쟁문양은 파지릭 유적에서는 주로 펠트로 안장덮개의 장식으로 많이 확인되지만, 표트르 1세가 시베리아에서 수집한 유물 중에는 금속제(그림 3)로도 많이 제작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아시다시피, 유물은 에르미타주 박물관에 소장 중인데, 끈에 끼워서 사용하는 용도로 제작된 것이다.

 

그림 3. 에르미타주 박물관 소장, 표트르 1세 시베리아 황금 유물 컬렉션

 

 

맹수가 약한 동물을 공격하는 동물투쟁문양은 알타이에서만 확인되는 것이다. 알타이 보다 아래에 위치한 카자흐스탄의 산에서도 ‘수수께끼 그림’으로 불리는 여러 마리 구도의 동물문양장식이 헴칙 봄, 타스몰라 유적 등에서 확인되지만 알타이의 것과는 다르다.

 

참고문헌

Руденко С.И. 1960 : Культура населения Центрального Алтая в скифское время. М.-Л.: 1960. 360 (루덴코 1960, 스키타이 문화시기의 중부알타이 산맥의 주민문화)

Руденко С.И. 1962 : Сибирская коллекция Петра I. / САИ Д3-9. М.-Л.: 1962.(루덴코 1962, 표트르 1세 시베리아 콜렉션)

 

김재윤의 고고학강좌

posted by 김재윤23
prev 1 nex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