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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윤23
보이는 유물로 밝혀지지 않은 역사의 조각을 맞추고 있습니다.유라시아선사고고학전공. 러시아과학아카데미 역사학박사. 영남대학교 문화인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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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2.11.18 고대 유라시아 사람들이 사랑했던 스키타이 갑옷1
2022. 11. 18. 11:05 스키타이 무기

 

기원전 일천년기를 살았던 스키타이 사람들은 활과 화살만으로 멀리서 자신을 방어했을까?

 

하지만 이제까지 무덤에서 나온 무기는 활과 화살 이외에도 검과 투부(전투용 도끼) 등이 있다. 특히 스키타이 검은 짧은데 대체로 60cm 내외로 아키나케스 라고 불린다. 실제 유물 뿐만 아니라 스키타이 석인상에도 투부와 검이 허리에 묘사되었는데, 의례용이다. 기원전 7세기 코카서스 북쪽의 켈레르메스 유적과 시베리아의 투바 아르잔-2호에서도 의식용 투부가 발견되었다. 특히 투부는 근접거리에서 적을 공격할 수 있는 용도로, 기원전 일천년기를 살았던 유목민이 모두 사용하지 않았다. 아르잔-2호 가운데에는 투부로 두개골에 치명상을 입은 여성궁수가 발견되었다.

 

그림 1. 투바 아르잔-2호의 공격용 도끼의 머리

멀리서 발사되는 화살과 창, 검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장비는 헬멧과 갑옷이다. 켈레르메스 유적에서는 청동헬멧과 철제 갑옷(찰갑)이 실제로 발견되었다. 스키타이 석인상 중에는 머리에 헬멧과 갑옷을 입은 것도 발견되었다. 스텦 초원에서는 흔한 물건이었지만, 그리스의 지식인들에게는 특별했던 것 같다.

 

그림 2. 스타르로폴 지역 출토, 헬멧과 갑옷을 입은 스키타이 남성 전사

 

 

그림 3. 기원전 7세기 켈레르메스 유적의 철제 갑옷의 부분. 장방형 판을 이어서 끈으로 엮어서 갑옷을 만든 것이다. 한국에서는 찰갑이라고 부른다.

 

 

스키타이 유적에서 기원전 7세기부터 발견되는 갑옷은 헤로도투스의 표현에 따르면 ‘물고기 비늘’처럼 생긴 것이다. 헤로도투스는 페르시아 인들이 물고기 비늘처럼 생긴 소매가 달린 화려한 외투를 입고 있는데, 무기의 일부라고 언급했다 Herodotus 7.61.

   하지만 아리안(Arrian)은 헤레도투스가 본 것은 페르시아 사람들이 아니라 메디아인이라고 했다. 아리안은 자신의 저서 아나바시스에서 메디아 군사 장비 중의 일부인 갑옷은 스키타이 유목민들에게 빌린 것이라고 했다. 또 알렉산드로스의 군대가 가우가멜라 전투에서 다른 사람들보다 더 잘 싸운 것은 스키타이 사람들이 기수와 말을 방어무기(보호구)로 적들로부터 잘 지켰기 때문이라고 했다(Arrian, Anabasis 3.13.).

 

이 이야기는 하기 싫지만 아리안의 아나바시스는 기원전 4세기 그리스 작가인 크세노폰의 아나바시스의 구조, 형식, 내용을 많이 담고 있다고 한다. 따라서 아리안이 스키타이 철제 갑옷에 대한 견해는 근거가 있다.

 

김재윤의 고고학 강좌

posted by 김재윤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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