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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윤23
보이는 유물로 밝혀지지 않은 역사의 조각을 맞추고 있습니다.유라시아선사고고학전공. 러시아과학아카데미 역사학박사. 영남대학교 문화인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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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트르 1세의 시베리아 황금 유물 중에는 매우 특이한 유물이 있다. 1716년 시베리아 총독이 보낸 유물목록을 다시 정리한 자비투히나(1977)의 글에서만 스케치 비슷한 유물이 있고 그 뒤로는 한 번도 언급된 적이 없다. 자비투히나, 코랄코바 등이 표트르 1세의 유물을 정리했지만다른 유물에 비해서 관심이 적다.

 

표트르 1세의 시베리아 황금 유물 중에서 가장 비중을 많이 차지하는 것은 버클 장식이다(그림1). 보통 쌍으로 존재하는데, 동물투쟁문양이다. 이 문양은 스키타이시대부터 흉노, 훈-사르마트 시기까지도 이어지는 대단히 지속력이 강하다. 이곳에는 늘 등장하는 것은 동물외에도 그 배경이 되는 나무 혹은 나뭇잎이다. 특히 사람이 등장하는(그림 1-1,2)는 나무가 배경이 된다. 그림 1-1은 여성이 쓰고 있는 유물이 파지리크 유적의 2호에서 출토된 유물과 비슷해서 기원전 5세기대의 유물로 생각된다. 그림 1-2는 그림 1-1보다는 늦다고 보는 의견과 비슷한 시점이라고 보기도 한다. 등장하는 인물 보다는 배경이 된 나무의 표현이 훈-사르마트시대(그림 1-4, 2-46~49)(사르마트문화 중 늦은시기, 사르마트: 볼가~돈강 유역에 걸친 스키타이 문화권내의 지역문화)에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림 1. 표트르 1세의 황금 유물 중에서 허리띠 버클장식

 

그런데 가가린이 1716년에 보낸 유물가운데 ‘유니크’ 혹은 독특하다는 표현말고는 다른 말로 설명이 안되는 유물이 있는데 황금나무이다(그림 2-50). 가가린의 유물목록에서 50번이고 무게는 12 황금근(золотник, zolotnik, 러시아제국시절 황금의 단위, 1졸로트닉=4.26g)이라고 되어 있는데 이를 환산하면 51.12g이다. 현대에 새로 측정한 바에 따르면 53.1g이다.

 

그림 2. 표트르 1세의 황금 유물 중에서 1716년 가가린 목록 50번이 황금나무 

 

필자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그림 1에 나오는 나무와 그림 2의 나무는 전혀 다른 나무이다. 그림2의 나무는 나무의 가장 높은 곳에 잎이 붙는 형태인데, 주로 종려나무라고 불리는 종이 대부분 잎이 끝에만 붙는다. 그러나 종려나무의 잎(한 가지에 가는 잎이 가지런하게 붙어 있음)과는 분명히 다르기 때문에 이 나무도 변형된 모습처럼 생각된다. 그렇다면 황금나무는 벨트에 표현된 나무와 전혀 다른 나무이기 때문에 출토지점도 완전히 다를까?

모두 같은 소포 속에서 나와서 다른 유물과 출토위치가 다르더라고 해도 그 인근이지, 아프리카 유물을 보냈을리는 만무하다. 황금나무를 만든 사람은 어디서 이런 나무를 보았을까? 표트르 1세의 황금 유물은 너무 유명해서 인터넷에 찾을 수 있다. 하지만 이 황금나무는 사진조차 찾을 수 없고, 이 나무에 대해서 쓴 사람도 없다. 물론 손잡이가 양쪽으로 달린 황금 그릇(그림 2-45)처럼 페르시아계통의 유물일 수 있지만 반드시 그 곳이라고 단정할 수도 없다. 황금그릇은 어떻게 보면 매우 흔한 유물처럼 보인다. 흑해지역의 기원전 5세기 이후 유적, 볼가강의 필리포프카 유적 등에서 툭하면 나오는 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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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나무의 잎을 다는 기술은 나무가지 끝에 고리를 매개로 잎을 단 것인데, 나뭇잎이 흔들릴 수 있도록 고안된 것이다. 주로 관(冠)에서 많이 사용되는 방법인데, 오랫동안 북방민족들이 관을 만들때 사용한 방법 중에 하나이다.

 

 

참고문헌

Е.Ф. Королькова Сибирская коллекция Петра I — первое российское археологическое собрание. // Основателю Петербурга: Каталог выставки [в Эрмитаже]. СПб: «Славия». 2003. С. 190-199.(코롤코바 2003, 표트르 1세의 시베리아 수집품-러시아의 최초고고학유물)

М.П. Завитухина Собрание М.П. Гагарина 1716 г. в Сибирской коллекции Петра I. // АСГЭ. Вып. 18. Л.: 1977. С. 41-51 (자비투히나 1977, 1716년 가가린이 수집한 표트르1세의 시베리아 수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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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재윤23

 

러시아 시베리아 알타이 산맥의 우코크 고원에 위치한 아크 알라하 1유적의 남성전사 무덤에서는 뼈로 제작된 화살촉이 출토되었다. 두 명이 묻혔는데, 화살통과 활까지 부장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두 전사의 왼쪽 옆에는 활과 화살을 동시에 넣은 통(고리투스)까지 확인되었다. 화살은 스스로 날아가지 못한다. 날려보낼 장치인 활이 필요하다. 소년관에서는 동물장식이 조각된 고리투스(활과 화살을 동시에 넣은 통)의 장식이 출토되었다. 그들의 활은 그리스인의 눈에도 매우 독특했던 것으로 보인다.

 

헤로도투스는 역사에서 7권의 64장에 박트리아인과 비교해서 스키타이인을 묘사했다.

‘박트리아인은 메디아 인과 아주 비슷한 모자를 머리에 쓰고 행군했으나 갈대로 만든 박트리안 산 활과 단창을 들었다. 스퀴타이(스키타이)족인 사카이(사카)족은 끝이 뾰족하고 빳빳한 모자를 머리에 쓰고 있었고, 고유의 활과 단검 말고도 사가레이스라고 불리는 투부(전투용 도끼)를 들고 있었다.’ 페르시아인들은 스키타이족을 사카이(사카)족이라고 부른다.

 

7권은 페르시아전쟁을 묘사했기 때문에 참가한 각 민족을 묘사해 놓은 것인데, 스키타이인에 대한 묘사는 고깔모자, 활, 단검, 전투용도끼로 박트리아인과 구분했다.

 

페르세폴리스의 아파다나 궁의 북쪽 면에는 스키타이인이 조각되어 있는데, 단검을 들고 있는 사람(그림 1의 왼쪽), 왼쪽 허리에 활집을 차고 있는 사람(그림 1의 중앙), 그 뒤에는 활집을 허리에 차고 전투용도끼를 들고 있는 사람(그림 1의 오른쪽)이 그대로 묘사되어 있다. 기원전 4세기에 해당된다.

 

그림1. 페르세폴리스의 아파다나 궁전 북쪽면

 

스키타이 인들의 활은 비교적 짧은데 75~100cm가량이고, 활은 단순하게 만들어지지 않았고 나무와 심이 들어 있는 복합적인 구조로 만들어지는데 이를 스키타이 활이라고 부른다. 나무 한 겹으로 만들어진 단순한 활 보다는 훨씬 더 튼튼했다(G Rausing 1967).

 

아크 알라하 1유적 보다 200년이나 앞선 아르잔-2 유적에서도 출토된 바 있다. 이 유적은 투바라고 지역인데, 알타이 산 보다 북쪽이며, 상대적으로 바이칼 호수와 가깝다. 이 유적은 스키타이 문화중에서도 이른 시기에 해당되는데, 초기 스키타이문화를 이야기 하게 되면 반드시 이야기 될 유적이다.

 

가장 유명한 활과 화살을 동시에 넣는 통(고리투스) 장식은 그림 2의 유물이다. 흑해 북쪽의 켈레르메스 라고 하는 유적에서 출토되었는데, 길이 40.5cm, 폭은 22.2cm로 384.08g가량이다.

 원래는 원통형이었겠지만 1904년에 발굴되어서 당시에 그냥 핀 채로 보관되어서 여러분이 현재 보시면 그냥 장방형의 금제품이다. 지금이라면 하지 않았겠지만....그래서 이 유물을 그냥 휙 보면 활집의 '밖'을 장식하는 유물인지 모르실 것이다.

 

 

그림 2. 러시아 에르미타주 박물관 소장, 흑해 북쪽, 켈레르메스 4호, 기원전 5세기, 이 유물은 원래는 활집이었기 때문에 둥글게 말렸다.

 

겉은 화려한 황금으로 꾸미고 그 안에는 가죽 혹은 나무 또는 나무껍데기로 만들었다. 사슴은 무릎을 꿇고 있고 사슴뒤에는 표범이 표현되었다. 이 유물의 원래 모습을 생각한다면 표범장식은 두 줄이 되고, 사슴문양은 3줄이 투조된 모습으로 설계한 것이 된다.

 

만드는 사람은 어디에 포인트를 둔 것일까?

표범일까? 사슴일까? 아니면 금딱지 보다는 안의 내용물에 더 신경을 썼을까? 하는..

보이는 것은 사슴이 눈에 들어오지만, 사실 큰 것 보다는 작은 것에 더 손이 많이 갔을 것이다. 사슴만 그리면 끝날 텐데 구지 금박을 접어서 연결하는 부위의 작은 공간에 2줄의 표범을 촘촘히 새긴 것이다.

 

그리고 원래 중요한 것은 숨기게 되는데, 중요한 것은 금딱지가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헤로도투스도 적어 놓았다. 아무도 별로 아직까지 신경쓰지 않았지만.. 헛소리로만 여겼을 수도 있다....그리고 너무 머리가 아프다..어떻게 하지?.....

 

 

참고문헌

G Rausing, The Bow, Some notes Its Origin and Development.Acta Archaeological Lundesia 6. 1967

Scythians: warriors of ancient Siberia. [British Museum. The BP exhibition. Organized with the State Hermitage Museum, St Petersburg, Russia] Ed. by St John Simpson and Dr Svetlana Pankova. London: Thames & Hudson Ltd. 2017. 368 p.

역사 (헤로도토스)(천병희 역), 2009, 숲

알렉세예프 2012, Алексеев А.Ю. 2012 : Золото скифских царей в собрании Эрмитажа. СПб: Изд-во Гос. Эрмитажа. 2012. 272 с. (알렉세예프 2012, 에르미타주박물관 소장 스키타이 차르의 황금유물 콜렉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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