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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윤23
보이는 유물로 밝혀지지 않은 역사의 조각을 맞추고 있습니다.유라시아선사고고학전공. 러시아과학아카데미 역사학박사. 영남대학교 문화인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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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0.10.21 알타이 스키타이 무덤의 재갈 없는 말

알타이의 울란디르크 강의 계곡에는 스키타이 문화 유적 8곳이 확인되었다. 유적은 기원전 4~2세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기원전 3세기 가량부터 말이 부장되지 않는 현상이 있고, 기원전 2세기가 되면 그 현상이 심화된다고 했다. 사실 이 시기는 다른 곳에는 스키타이 문화의 흔적은 사라지고 새로운 문화공동체가 들어섰다.

 

늦은 시기가 되면서 말이 없어지는 현상 뿐만 아니라 부장된 말의 마구에도 변화가 있다. 물론 마구의 형태 변화도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눈을 끄는 것은 재갈 없는 말이 부장된다는 점이다.

울란드리크 III유적의 3호분에는 어디에도 말의 재갈은 확인되지 않았다. 말의 굴레장식이라고 생각한 유물은 있지만 말의 재갈은 없다. 금속제로 만들어졌으니 썩어서 없어졌다고 할 수도 없다.

 

만약에 이런 일이 한 번 만 있었다면 매장당시에 신경을 못 쓰는 상태였을 수도 있다.

그러나 울란드리크 III유적의 6호분에서도 재갈없는 말이 매장되었다. 유물도 매우 단출하다. 철제 검(그림 2-1), 청동거울(그림 2-2), 골제 장식품(그림 2-3), 목제 검집(그림 2-8), 목제 멧돼지 송곳니(그림 2-7), 원판형 단추(그림 2-6), 토제 항아리(그림 1-9), 목제 상(그림 1-10)이다.

 

이곳에서 출토된 청동거울, 손잡이 끝이 고리형인 철제 칼, 목제 검집, 토제 항아리, 목제 상, 멧돼지 송곳니 모양 목제 장식품이 알타이 스키타이 문화인 파지릭 문화에서 가장 마지막 무덤까지 남아 있던 유물이다.

 

기원전 3~2세기의 무덤이 모두 이와 같은 현상은 아니라서 매우 단정적일 수는 없다.

필자가 궁금한 건 소위 말하는 ‘계급’의 문제이다.

 예를 들면 울란디르크 I유적과 울란드리크 III유적은 비슷한 시점에 무덤이 만들어지기 시작했다고 가정한다면 100~200년간 무덤이 계속 만들어지면서 두 유적에 나타나는 차이(유물부장 혹은 무덤구조의 차이)가 계급의 차이였는지가 궁금하다. 만약 계급의 차이였다면 시간이 지나도 후손은 계속 조상의 지위를 물려 받았는지가 궁금하다.

 그런 사회가 아니었다면 두 유적의 차이는 시간차이일 가능성이 있다.

 

 다시 생각해보면 유스티드 XII유적은 매우 특이한 유적이다. 26기나 되는 무덤이 일렬로 서 있고, 어린아이(단독 9기, 성인과 함께 묻힌 무덤 2기)의 무덤이 많다. 다른 유적 보다 많은 무덤이 한 유적에 만들어졌고, 무덤간의 시간차가 별로 없다. 

 반면에 울란디르크 계곡의 무덤은 같은 유적에서도 100~200년 간, 혹은 200~300년 간 무덤이 만들어졌다. 가족무덤이라는 점에서는 사실 이게 정상 아닌가? 단정하기는 힘들지만 분명히 유스티드 XII유적의 무덤은 어떤 특정한 요인으로 발생했을 수 있다.

 

그림 1. 울란드리크III유적 6호

 

그림 2. 울란드리크 III유적 6호 출토유물

 

 

 

 

참고문헌

Кубарев В.Д. 1987 : Курганы Уландрыка. Новосибирск: 1987. 304 с

 

김재윤의 고고학강좌

 

posted by 김재윤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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